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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부미
  • 심플 플랜
  • 스콧 스미스
  • 15,120원 (10%840)
  • 2009-03-23
  • : 2,975
물질적 욕망의 앞에서 인간의 본성은 얼마나 추악해질 것인가.
엄청난 큰 사건이나 반전 없이, 나름 잔잔하게 풀어져 가는 스토리 속에서 주인공이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것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한다는 게 참 곤욕이었다. 주인공인 행크가 점점 더 많은 사람을 살해하게 되면서, 돈을 안전하게 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합리화를 무서우리만치 스스로에게 세뇌하며 그야말로 물질 앞에 무릎꿇은 괴물이 된다. 읽어가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행크의 합리화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도 참 무서운 사실이었다. 그만큼 작가의 역량이 뛰어나단 거겠지. 사실 결말은 행크가 이렇게 고생한 만큼 죄책감과 불안을 떠안고 살더라도 아내와 함께 백만장자로 어디 먼 곳에서 새 시작을 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도 생긴 것 같다. 책 초반부에 행크가 만약 440만 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음을 했을 당시에 주인을 찾아줘야 하지 않겠냐고 응당 도덕적인 대답을 했던 아내 또한 일이 진행될수록 행크의 살인을 묵인하고 돈에 더더욱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도 생각해 볼 만한 값진 포인트였다. 장장 87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고(e북이어서 그런가..) 결국 마지막에 이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가 너무 궁금해서 놓을 수 없었던 책. 스콧 스미스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데뷔작 치고 인물의 심리묘사가 독자까지 심연으로 함께 끌어당길 정도로 섬세하게 잘 되어 있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인 <폐허>는 더 찝찝하고 무거운 분위기라는데 한 번 읽어봐야겠다. 정유정 작가 작품 특유의 전반적으로 끈끈하고 뜨끈한 비가 내리는 것 같은 찝찝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심플 플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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