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아지는 동시를 만나다
manchoul 2026/09/1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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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뽀뽀하기 좋은 날
- 장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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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 2026-08-12

뽀뽀하기 좋은 날이라니, 그게 대체 어떤 날일까 생각하다가, 그냥 오늘 같은 평범한 날들이 다 그런 날이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조금씩 몽글몽글해졌어요. 특히 <그냥 엄마>라는 시 앞에서는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사실 엄마를 좋아하는 데에 이유 같은 게 필요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좋은 거, 그게 다인데. 언제 어디서든 우리에게는 엄마 한 단어면 충분하니까요.
<좋아해>를 읽을 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어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에 세상이 다 환해지던 때가 저한테도 있었거든요. 잊고 지냈던 그 마음이 살짝 건드려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나뭇잎 빨대>는 어쩜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할수 있을까? 나뭇잎에 뽕뽕뽕 구멍을 뚫는 애벌레를 상상하며 귀여워서 미소가 지어졌고, 작은 것 하나에도 시선이 머무르는 시인님의 감성에 고개가 끄덕끄덕여집니다.
그리고 <추억여행> 속 나팔꽃을 보는데, 갑자기 어릴 적 우리 집 앞에 아침마다 활짝 피어 있던 나팔꽃들이 떠올랐어요. 예전엔 흔히 볼수 있었는데 요즘엔 보기 힘든 꽃이 되어버렸는데, 시 한 편 덕분에 그 여름 아침이 통째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런 게 시가 주는 힘인가 봐요.
마지막으로 <몽땅 좋아>의 언어유희가 어찌나 재밌던지, 예상치 못한 반전에 빵 터졌어요.
책장을 덮으면서 잠깐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뽀뽀하고 싶은 마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 옛날 생각에 잠기고 싶은 마음, 그냥 웃고 싶은 마음. 장서후 시인은 이렇게 작은 마음들을 하나하나 모아서 우리한테 슬쩍 건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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