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책 에세이
manchoul 2026/04/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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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
- 김숙.김보나.김미영
- 15,750원 (10%↓
870) - 2025-12-31
: 1,078
「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 은 책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아직 펼쳐보지도 않았는데도 괜찮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에세이는 그림책 테라피스트이자 작가, 출판사 대표, 그리고 책방지기로 살아가는 세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그림책을 만나고, 그 안에서 자신을 투영해 온 시간들이 차분히 펼쳐진다.
「행복은 아주 작은 것들로부터」 를 읽으며,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상의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조용히 되돌아보게 되었다. 사소해서 놓치기 쉬웠던 장면들이 마음에 오래 머물며, 나의 하루를 따뜻하게 비추는 시간이었다.
이어 「밤을 산책하는 개」를 통해서는 반려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말없이 걷는 밤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잔잔하게 스며들었고, 리투아니아 그림책만의 낯설고도 서정적인 분위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같은 그림책을 읽어도 누군가는 다정한 위로에 마음을 기대고, 누군가는 깊이있는 질문을 품고, 다른 누군가는 잊고 있던 기억을 깨운다. 그렇게 서로 다른 결로
스며드는 순간들 속에서 그림책은 저마다의 이야기로 다시 살아난다.
김숙 작가가 위로받았다는 「행복을 파는 가게 Life 」 가 궁금해 책을 집어 들었다. 읽다 보니 한라경 작가의 「오늘 상회」 와 어딘가 닮아 있으면서도, 결이 다른 이야기가 오래 마음에 머물렀다. 특히 챕터마다 담긴 ‘마음 마주하기’는 책을 덮고도 다시 돌아가 그 장면을 천천히 되짚게 만든다. 그림책 한 권이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을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곰과 수레」 를 읽으며 누군가는 아이를, 누군가는 부모를 떠올린다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나를 떠올리며 지금의 나와 마주하고 있었다.
‘공수레 공수거’라는 말이 머릿속을 스치며, 그동안 꽉 쥐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생각에 잠기며 되묻게 된다.
“ 나에게 수레는 무엇일까, 나는 지금 무엇을 끌고 가고 있는 걸까.”
에세이를 읽는 동안 어떤 문장은 깊이 공감되어 마음에 스며들고 어떤 문장은 낯설게 머물며 나를 잠시 머뭇거리게 한다.
평소 SNS에서 눈여겨보던 굳세나 작가의 캘리그라피를 책 속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다정하게 쓰인 문장들을 천천히 필사하다 보니, 내 마음을 어루만진다.
다만, 소개된 그림책들이 흑백으로 인쇄되어 본래의 생생한 색감을 온전히 느낄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실물 그림책의 진짜 빛깔이 더욱 궁금해졌고, 원화가 지닌 온기를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는 설레는 기대를 품게 한다.
세 작가의 이야기는 멈춰 있던 나의 글쓰기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담담한 힘이 되어주었다. 이 책은 그림책을 처음 접하는 성인 독자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이미 그림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마음을 환기하는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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