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가지 색으로 피어난 시의 교실
manchoul 2025/12/0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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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파스 교실
- 별밭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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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 2025-11-07

2025 별밭 서른 아홉번째 이야기
각기 다른 빛깔의 색을 지닌 열한 명의 시인들이 「크레파스 교실」로 모였다. 책 표지 속 교실은 이름처럼 시인들의 결이 빛으로 번져 서로의 색을 비추며 한 편의 풍경이 된다.
민금순 시인의 〈어쩌면, 사랑〉을 읽다 보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화자의 말에 수긍하게 된다. 〈내려앉을 용기〉는 나에게 “괜찮아, 내려와도 돼” 하고 다정히 말을 건네는 듯하다. 내 아이에게도 이 시를 읽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양회성 시인의 〈버려진 막대기 하나〉는 버려진 것 속에서도 숨은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 우리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능과 끼를 놓치지 않고 바라보는 섬세한 눈을 가진 어른이고 싶다.
윤삼현 시인의 〈솟았다〉에서는 달을 향해 까치발을 든 달맞이꽃이 눈앞에 펼쳐진다. 노란 꽃이 달빛을 따라 오르는 그 모습이 마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처럼 다가오며, 달빛으로 채워지는 듯한 그림이 시와 잘 어우러진다.
이성룡 시인의 〈이웃집 엿보기〉에서는 울타리 너머 꽃들의 수다를 엿듣는 듯 미소가 절로 난다. 능소화와 장미가 말을 거는 풍경을 상상하며 동심이 깨어나게 하고, 〈꽃샘추위〉는 봄바람 속 장난스러운 웃음을 선물한다.
이옥근 시인의 〈크레파스 교실〉을 읽으며 문득 학창시절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시 속 풍경이 마치 오래된 추억 속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다가와, 나도 모르게 교실에 있는 아이들처럼 고개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짙은 그리움과 동시에 마음 한켠이 포근하게 덮이는 느낌이다.
이처럼 「크레파스 교실」은 열한 명의 시인이 각자의 색으로 마음의 교실을 물들인 시집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속에도 크레파스 몇 자루가 쏙 들어온 듯 삶이 한층 더 다채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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