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동시를 만나다
manchoul 2024/06/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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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고래에게 주는 선물
- 유하정
- 11,700원 (10%↓650)
- 2024-05-30
- : 108
외출했다 돌아오니 식탁 위에 초록달팽이 신간 「붉은 고래에게 주는 선물」 동시집이 도착했다.
「붉은 고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끌었다. 내가 생각하는 고래의 이미지는 푸른 친구인데 붉은 고래라니 신선했고, 왜 붉은 고래라고 표현했는지 궁금해져서 유하정 시인의 동시를 하나하나 읽어내려가는데 제 1부 중 <아무것도 모르면서>를 낭독하며 내가 아이가 된 것처럼 1행, 2행, 3행 따라 읽으며 웃음이 절로 난다. 특히 <그런 모양>은 아빠의 말에 공감이 가면서 나는 어떤 말을 자주 할까 생각해보게 된다.
<부탁해요> 는 홀로 사는 작은 할머니가 잠시 허리를 펼수 있게 여름을 데려올수 있으면 좋겠다는 표현이 따뜻해서 마음에 들었다. 작아진 체구, 웅크리고 자는 모습이 마치 친정엄마를 보는 듯해서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2부에서는 <달팽이에게>,<메아리>라는 동시에서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 3부에서는 <시윤이는 좋겠다>를 읽을 때 동생을 둔 형아의 얼굴이 아른거리기도 해서 시윤이 형을 토닥토닥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4부에서 <지각이다>를 읽을 땐 허정윤 작가의 <지각>이 떠오르기도 했고, <내 발은 너무 커>는 마치 내가 민들레와 토끼풀, 잔디 사이에 서 있는 듯한 아이처럼 감정이입되기도 했다. 5부에서는 <몰래 좋고 몰래 화나요> 를 눈으로 따라가다보면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길쭉한 곰을 주고 싶다>는 나의 유년시절의 마음에 두었던 아이가 전학가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사자가 되는 법을 배우러 갈 거야>를 읽으면 아이의 시선에 머물러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유하정 시인의 위트와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 써내려간 동시들은 나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묻어나게 해서 잠시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어린 나를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전체적으로 김순영 그림작가의 그림이 동시를 더욱 유쾌하고 발랄하게 잘 살려서 표현해서 동시가 돋보인다. 작가가 쓴 <벽의 마음>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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