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라는 책에 대해서는 과학계와 인문학계 양측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저자의 과학에 대한 얕은 식견도 문제로 드러나지만, 가치중립적 과학에 과도한 감상을 이입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1. 비전문가의 단편적 이해와 '수박 겉핥기'식 접근
이 책은 양자역학, 뇌과학, 생물학 등 방대한 과학적 성과를 인문학적 서사와 연결하려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그 과정에서 과학적 개념이 본래의 맥락에서 이탈해 '저자의 입맛에 맞는 부분만 발췌'되었다고 지적한다. 복잡한 수식과 엄밀한 검증을 거치는 과학의 본질보다는, 대중에게 흥미로운 결론만을 선택적으로 가져와 나열함으로써 과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보다는 지적 유희의 소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다.
2. 가치중립적 과학에 대한 '문과적 감상' 과잉 이입
과학은 '사실(Fact)'을 다루는 가치중립적 영역이지만, 유시민 작가는 이를 인문학적 '의미'와 '가치'로 치환하여 해석하려 한다. 예를 들어, 엔트로피 법칙이나 진화론적 사실을 인간의 도덕이나 사회적 연대와 무리하게 연결 짓는 식이다. 이는 과학적 사실에 주관적 서사를 덧씌워 확증 편향을 강화할 위험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과학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가치관을 뒷받침하는 도구로 소모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3. 후쿠시마 방류 반대와 과학적 태도의 불일치
책에서는 과학적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현실 정치적 행보에서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 비판 지점이다.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적인 전문가 집단이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후쿠시마 방류의 안전성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시민은 이를 '비과학적'이라거나 '정치적'이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던 사실이 있다. 이는 본인이 주장하는 '과학적 사고'가 정작 본인의 정치적 신념과 충돌할 때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선택적 과학주의' 혹은 '유사과학적 선동'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4. 유물론적 역사관의 과학적 전유(專有)
저자는 유물론적 토대 위에서 과학을 해석하려 한다. 인간의 정신과 역사를 물질의 운동과 생물학적 본능으로 환원하여 설명하는 방식은, 자칫 결정론적 오류에 빠질 수 있다. 과학을 통해 인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본인이 가진 기존의 유물론적 · 좌파적 역사관에 과학이라는 '권위'를 덧입혀 정당화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학의 엄밀함을 빌려와 자신의 정치적 철학을 공고히 하려는 수사적 전략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유시민이 극찬했던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도 대표적인 유물론적 과학만능주의자 중의 한 사람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과학을 공부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보여줄지는 모르나, 과학적 사실을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기 위한 전술적 도구로 사용함으로써 과학이 가진 객관성과 엄밀함을 훼손했다는 비판적 평가가 많은 책이다.
즉, 과학적 엄밀성을 무시한 채 자신의 사상적 틀에 과학을 맞춘 '수준 낮은 이해'를 문과적 감상으로 미화하고 있다는 총평이다.
(책 본문에서 원자 구조상의 '최외각전자'를 '최외곽전자'로 잘못 쓰고 있다는 사실도 저자의 과학에 대한 단편적 이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