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길준경 2023/06/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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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양장)
- 이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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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 2023-06-07
: 852
조금이나마 아이들과의 간극을 좁히고 싶어 의식적으로 청소년 소설을 찾게 되는 요즘, 창비에서 나온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을 소설Y클럽으로 만나게 되었다. 도서부는 나의 학창시절에는 아쉽게도 없었다. 도서관이 있던 학교는 여산중 2학년이 유일하다. 그래서 그런지 ‘도서부’란 이름만 들어도 참 관심이 간다. 그런 도서부에 종이접기 클럽이라니? 호기심이 생겼다. 부제는 천개의 종이학과 불타는 교실. 왜 ‘불타는 교실’인지 궁금증은 소설을 다 읽고 나면 풀린다.
주인공 세연과 모모, 소라. 세연은 조용하고 차분하다. 다른 이들이 거짓을 말할 때 붉은 기운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모는 유쾌하고 용기있는 친구, 소라는 냉철하지만 따뜻하고 강단있다. 이 셋은 백 년 된 학교 도서부에서 만나 우정을 쌓아간다. 우연히 지하로 가는 문을 열게 되고, 그 곳에서 100년 전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소싯적 종이학을 천 개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이번 기회에 종이접기를 하며 몰입하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궁금하고, 재미있고, 뭉클했다. 이종산 작가님의 말씀처럼 ‘쓰는 내가 재미있어’야 하고, ‘가능하면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덜 고통스러우면 좋겠다’란 바람이 소설을 다 읽고 나니 무척 공감되었다.
내 마음속 간절한 소원을 이번 소설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꺼내보게 되었다.
p.222
“이제와 말이지만, 난 사실 친구들이랑 같이 종이 접는 시간이 참 좋았어. 시키니까 마지못해서 하는 첫했지만, 돌아보면 그냥 날 위해 접었던 것 같아. 한참 종이를 접다 보면 시끄럽던 속이 조용해졌거든. 슬픔도 가라앉고, 화도 가라앉고, 터질 듯한 그리움도 잠시 내려놓게 되고. 종이학 접는 게 지겨워지면 꽃도 접고, 나비도 접고, 새도 접고, 치마 저고리나 풍금 같은 것도 접고 그랬어. 신기하지 않니? 평평한 종이를 이렇게 저렇게 접다 보면 세상에 있는 무언가랑 닮은 모양이 된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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