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 마녀가 찾아올 때가 된 걸까..?"
#딸깍마녀는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존재인 동시에,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존재다.
딸깍 마녀가 찾아오는 아이들의 특징은?!
책 속 내용을 빌리자면 이렇다.
1. 한 번이라도 방문을 잠근 적이 있나요?
2. 가족들이 몰랐으면 하는 자기만의 비밀이 있나요?
3. 가족들이 벌컥 방문을 열었을 때 몹시 짜증이 난 적이 있나요?
이 세 개의 문항 중 단 하나라도 해당이 된다면, 이 책을 읽어도 좋다고 한다.
책 제목은 바로!
『별아와 딸깍 마녀』
(임은정 동화 / 나오미양 그림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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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소설이다.
위에 있는 문항 체크 때 눈치챘을 수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딸깍 마녀'는 '사춘기'다!
#사춘기는 그 단어만으로도 무언가 간질이는 느낌이 있다.
그런데 이건 이미 사춘기를 지나온 지 한참 된 어른들의 시각에서 그런 거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에게는 살짝 불편한 존재다.
한편, 그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피하고 싶은 존재일 것이다.
엄마와 놀이터 가는 것을 가장 좋아하던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되면 아빠와 결혼할 거라던 우리 아이가
어느새 입을 꾹 닫고 방문을 딸깍 잠가버렸다.
책 속 주인공인 별아도 어느덧 딸깍 마녀가 찾아올 때가 된 아이다.
키가 쑥쑥 커도 아빠 엄마의 눈에 별아는 언제나 아기같다.
그래서 별아를 '아기'라고 부르는데,
별아는 언제부터인가 아기라는 말이 듣기 싫어졌다.
난 아기가 아닌데, 왜 엄마는 나를 아기라고 부르지?
'난 더이상 아기가 아니야'라는 생각에 반항심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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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별아의 엄마, 아빠에게는 너무도 낯설고, 별아에게 곧 딸깍 마녀가 찾아올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결국 별아에게 딸깍 마녀가 찾아오게 되지만, 별아는 아직 변신하고 싶지 않다!
이후 별아는 '나로 월드'로 떠나게 된다.
나로 월드는 뭘까?!
그 이름에 힌트가 있었다ㅎㅎ
나로 월드는 바로 내 마음이었다.
나로 월드 안에는 내가 생각지 못했던, 생각지 않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들어차 있었고,
별아는 그 안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깨우쳤다.
아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나로 월드를 만들어서 그 안을 끊임없이 탐험하며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나 지금 자라고 있어요' 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사춘기라고 생각한다.
아이도 사춘기가 처음이고,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도 엄마아빠 노릇이 처음일 것이다.
모두에게 처음인 그 시간을 무사히, 잘 지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배려가 아닐까!!
<별아와 딸깍 마녀>는 아이들의 심리를 어쩜 이렇게 잘 알까 싶은 동화책이다.
칭찬 선물로 구체관절인형을 받아야 해서 아직 변신할 수 없다는 별아와,
별 것 아닌 일에도 반항하고 괜히 삐뚤어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은
지금 어른으로 살아가는 그 누구든 겪었던 솔직한 마음일 것이다.
엄마 말로는 나는 사춘기가 심하게 온 것 같지는 않고,
왔다면 아마 중학생 때라고 하니 벌써 10년 전이다!
그래서 나는 굳이 따지자면 별아의 부모님보다는 별아(!)에게 더 가까운 편이다. (나이가 'o')
확실히, 성인이 된 지금보다 그 때 방문을 더 많이 닫았던 것 같다.
그 때의 마음은 '혼자 있고 싶다', '엄마 아빠랑 대화하는 건 힘들어' 약간 이런 마음이었다.
재미있는 건 그 때 마음을 기억하고 있으면서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사춘기는 낯설다.
대표적인 예로는 우리 사촌동생들..!
이제 초등학교 중, 고학년인 애기들은 정말 찐아가였을 때부터 봐 왔다.
그런데 그 찐아가들이 어느새 쑥쑥 자라서 얼마 안 있으면 교복을 입는다니..
낯설면서도 아직은 애기들 같다.
밖에 누나들이 있다고, 씻고 나서 절대 그냥 나오지 않는 것도
그냥 아가같고 귀엽고 웃기지만ㅋㅋㅋㅋ
이 책을 읽고 나서 동생들의 마음이 어떨지 떠올랐다.
굉장히 많이 혼란스러울 시기, 그리고 의구심도 많이 들 시기일 것이다.
집 안에서는 어리광도 피우고 땡깡도 부리지만,
밖에 나가면 누군가의 눈에는 세상 의젓한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별아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사춘기가 오지 않았으면, 영원히 부모님의 손길이 닿아야 하는 아가처럼 느껴지는 마음.
하지만 사랑하는 우리 아이가 진정한 어른으로 잘 자라기 위해서는
사춘기라는 까다로운 시기를 잘 지나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책이지만,
부모님들이 읽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한 권 사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는 게 베스트일듯!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좋을 것 같은 게,
정말 통쾌함을 선사해 주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신나게 읽을 수 있는 동화여서
요즘처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요즘,
아이 먼저 읽고, 다음에 부모님이 읽고,
혹은 부모님이 읽고, 아이가 읽고!
이렇게 하면 참 좋을 것 같다 ㅎㅎ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동화지만,
아직 사춘기가 덜 온 둘째 사촌동생에게 선물해주고 싶다~
좋은 책 읽고 잘 자라서 누나 맛있는 것도 사줘~^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