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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 바츨라프 스밀
  • 17,010원 (10%940)
  • 2021-09-16
  • : 2,350

우리가 생활하는 것을 쪼개거나 더해서 관찰한다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진실을 왜곡이나 선택적 편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객관성과 보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성적인 막연함 보다는 정량적 분석과 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책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라는 에너지, 수송, 식량, 환경, 휴먼 등 사회 이슈와 국가 정치, 공학과 과학 등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숫자를 통하여 분석하고 진실은 무엇인지 우리들을 일깨워 준다.

한 사람이 이동하는 데 필요한 중량을 비교해 보면 자동차가 비행기나 배보다 훨씬 비효율적이다. 나 홀로 운전자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1명의 자동차 운전자가 이동하는 데 필요한 차량의 중량은 1톤에서 3톤 사이다. 그런데, 비행기나 배는 1인당 중량이 자동차 보다 가볍다. 비행기는 거의 좌석을 다 채워서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 동체의 무게를 적극적으로 경량화하기 때문이다. 물론 5인승 자동차에 사람을 다 태우고 이동한다면 비행기 보다 1인당 이동 중량은 적을 것이다. 환경문제를 고려했을 때는 카풀이나 공유 차량 서비스, 택시의 합승 등의 제도가 다소 의무적으로 시행될 필요성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한 사람의 이동을 위한 비용을 계산하여 환경과 에너지 관점에서 어떻게 정책을 펴야 할지 정책 입안자들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미국의 영아 사망률이 한국 보다 훨씬 높다는 통계 자료에 당황스러웠다. 부의 편중과 양극화 문제가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의료 등 다방면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영아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 미국은 전 지구에서 가장 의료 기술이 발달된 곳인데도 영아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교육과 의료에 대하여 기본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상당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또한,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 안전망이 탄탄하게 엮여 있지 않다는 것으로 금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918년 스페인 독감을 넘어선 67만여 명이 된다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상위 10퍼센트가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심각한 부의 편중, 사회적 기부 문화가 가장 활발한 문화,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이민 국가, 25퍼센트 이상 낭비되는 지나친 식량 소비 등 혼란스러운 사회 현상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재되어 있는 용광로 같은 미국이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영유야 사망률이 얼마나 되고 있는지 알고 있을까.

2013년 미국의 영유아 사망률은 전 세계 51위로, 새로 태어난 1000명의 아이 중 7명이 1년 안에 사망했다고 한다. 이 숫자는 북유럽의 2배이고, 크로아티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은 크로아티아 보다 1인당 GDP가 세 배이다. 이런 사실들을 보면 GDP는 행복과는 관련성이 적어 보인다. 1인당 GDP는 국내 총생산량을 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얼마나 많은 경제 활동을 하고 재화를 생산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벌어들인 수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산된 재화가 곧바로 건강, 보건, 사회안전, 교육으로 재생산되는 것이 아니므로 막연하게 GDP로 행복지수와 연관 지을 수는 없다.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수반되어 하지 않을까.

저자는 우리들이 때로는 깊고 넓게 봐야 한다는 걸 입증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숫자가 상당히 신뢰할 만하고 나무랄 데 없이 정확하더라도 더 넓은 맥락에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절대 가치를 정확한 근거 아래 평가하려면 때로는 상대적이고 비교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어림수와 근사치가 부적절하고 불필요할 정도로 정밀한 것보다는 낫지만 복잡한 현상을 계량화하려는 고집스러운 시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에 다니면서 자연과 가까워지고, 사회생활의 보폭이 길어지다 보니 무질서같이 보이는 자연, 사회적 현상에서도 어떤 규칙이 있다는 것을 요즘 막연하게 나마 체험하고 있다. 140억 년 전 빅뱅으로 시작한 미세 입자들의 활동으로 우주가 생성되고, 어떤 특정 조건에 부합되어 지구에 물이 만들어지면서 생명의 기원이 자연 발생적으로 발현되었듯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치도 분해하거나 종합해서 보면 어떤 맥락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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