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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명적 동반자, 미생물
  • 도로시 크로퍼드
  • 15,750원 (10%870)
  • 2021-06-07
  • : 310


우리 세대에는 일어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팬데믹이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바꾸어 놓았고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지속될 줄은 몰랐다. 바이러스, 세균 등 병원체들은 어디서 기원을 했고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극복되었을까? 인류의 3분의 1 가량이 병원체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사망에 이른다고 하니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책 '치명적 동반자, 미생물'은 미생물의 탄생, 진화, 영향력, 인류의 발견과 극복 과정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체의 과학적, 역사적, 사회적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 놓았다.

백신, 항생제, 치료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바이러스와 세균으로부터 지켜내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보다 더 빠른 진화를 선택하는 미생물들을 과연 정복할 수 있을까? 산업혁명 이래로 60억까지 개체 수를 급작스럽게 늘린 인류는 가축들을 인류보다도 더 많이 사육하고 다양한 생물종들을 정복하고 빠른 이동 수단의 개발로 오히려 바이러스와의 밀접한 접촉 가능성을 키웠다. 이로 인한 새로운 미생물과의 만남, 인수 감염 증가, 빠른 전파력 등으로 팬데믹의 확률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높이게 되었다. 미생물들은 생명력을 오래 유지하고 번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선택한다. 숙주와 영원한 삶을 선택하거나, 번식을 위해 숙주의 몸 밖으로 나가기 위해 설사, 구토, 기침 등을 일으키게 하고, 숙주의 개체 수가 많은 경우 독성을 키워 숙주를 죽이고 다른 숙주로 옮겨가는 방법을 채택하기도 한다.

백신이나 항생제는 100여 년의 역사 밖에는 안되었고, 항생제에 강해진 슈퍼 바이러스 등장과 코로나19 팬데믹 등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인류의 끝나지 않는 숙제가 될 것은 자명하다. 조류 독감이 아직까지는 인간에게 전파된 사례는 사스 외에 거의 없다고는 하지만 가축의 수가 수백억인 점을 고려한다면 변종에 의한 인간 감염도 머지않아 확장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걱정이 된다. 더욱이 무분별한 환경파괴에 의한 새로운 미생물과의 접촉, 온난화에 따른 극지방에서 수십만 년 동안 잠자고 있던 미생물과의 접촉은 크나큰 재앙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인간 H5N1 독감 팬데믹을 둘러싼 여러 가지 상황은 불확실하지만, 현재 조류들이 역사상 최악의 독감 팬데믹을 겪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바이러스는 야생 조류의 장 속에서 무해한 감염 형태로 시작되어 1990년대에 가축으로 기르는 닭에게로 종간 전파했다. 현대화된 집약형 축산에 의해 적응하고 진화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닭의 모든 장기를 감염시킬 수 있는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자 닭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독성이 강한 이 바이러스는 다시 종간 장벽을 넘어 야생 조류를 공격했을 뿐 아니라, 다른 조류와 심지어 고양이 등의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숙주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숙주의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으로써 진화할 수 있는 기회의 운동장이 무한대로 커지고 있는 셈일 것이다.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식량 확보가 팬데믹의 대참사를 부르는 악순환이 되고 말았다. 호모 사피엔스의 4만여 년의 역사 중 고작 2백 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벌어진 사태임을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40억년 전 미생물이 탄생하고 호모 사피엔스가 4만 여년 전 출현하면서 부터 인류와 함께한 드라마틱한 역사적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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