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무조건 보장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와 외국인을 혐오하는 새로운 민족주의의 등장이 유럽을 배회한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20세기 초 공산당 선언이 발표된 이후 사회주의가 유럽에서
활개를 치기 시작할 무렵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2개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한다는 말을 인용하여 현재 유럽에서
별다른 저항 없이 벌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민주주의의 무력함을 극복하기 위해 포스트 민주주의로서 새로운
사회주의의 필요성에 대하여 논거를 제시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사회주의적 주요 관점은 기후 변화 대응,
부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금융화된 자본주의 규제와 불평등 축소,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시대에 대비한 노동의 미래 조화, 코로나19에서 드러난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 강화 등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내용에 대한 유럽연합 차원의 정책 수립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 집약적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그 세력은 더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고 독자생존의 길을 선택한 이면에는 영국 거대 자본의 영향력이 작지 않았음을 이해해야 한다. 이렇듯 자본에 의한 자유방임주의적 경제는 통합보다는 각자 도생의 길을 선택하게 만들기 때문에 낙오된 지역과 국가, 자본의 영향력에서 배제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거대 자본과 연결되어 있는 개인과 단체들은 그들만의 집단적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족주의자들과
결탁하기 쉽거나 동조한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다소 확증편향적인
논증이긴 하나 가능성은 높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신자유주의적 성향의 자본 집약적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라면 전 세계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가에서 시행하려고 하는 세금정책에 반대할 것이고,
이것이 민족주의자와 맥을 같이 할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사회적 유럽 선언'은 20세기 초반의 사회주의가 쇠퇴하고 민주주의가 유럽을 이끌어
같지만 경제성장의 정점에서 등장한 신자유주의적 자본 경제의 문제점과 2차 세계대전 이후 사라졌을 것이라고 믿고 있던 민족주의의
당황스러운 움직임들을 살펴보고 유럽연합이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여 사회주의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사회주의적이라는 텍스트에 다소 거부감도 있었으나,
환경문제, 양극화, 저소득층의 복지 등 당면한 우리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하여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심리를 자극하여 공동체 삶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주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협력과 포용의 중요성에 대한 맺음말로 부상하는 신자유주의와 민족주의에 저항하자고 주장한다. 100년 전 유럽에서 전 세계로 확산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일방적인 억지 사상을 펼쳐가면서 혼란과 고통의 시간을 수십 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가시밭길을 걸어가도록 했다면, 저자가 주장하는 사회주의적 관점에서처럼 협력과 포용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