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아이와는 어려서부터 재잘재잘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또래보다 말을 잘 하는 편이기도 해서 아이랑 대화를 해도 유치하지 않았고 거짓이나 과장이 없어 믿을 수 있는 대화 상대였다.
그렇게 말 잘하던 아이가 요즘은 전에 비해 말수가 줄고 가끔은 내가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사용하곤 한다. 뭐야~ 피곤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벌써 세대차이를 느끼게 되는 걸까? 남편은 그나마 아이와 공감대를 맞추려 노력한 덕분인지 나만큼은 아니라지만 글쎄... 그도 마냥 원활해 보이지는 않는다. ㅎ
문득 아이의 세상이 궁금해졌다.
사춘기 때문이라지만 내 눈엔 그저 아기같아 보이는데.... 하지만 확실한건 아이의 친구들을 보아도 그렇고 분명 예전처럼 귀염귀염 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어떨땐 유쾌하고 재미나다가 또 어떨 때는 날카롭고 신경질적이며 알 수 없는 말들과 엉뚱한 말들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학교에서도 저럴까? 왜 저런 반응을 하는걸까? 궁금했다. 문제는 아이들끼리도 서로 나와 비슷하게 혼란스러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안그러던 친구가 왜 저러는건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어 다툼이 되기도 한단다. 그들의 세계가 정말 더더욱 궁금해졌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학교에서 수십년간 아이들과 함께 하셨고 아이들을 이해하고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애쓰셨던 선생님께서 나같은 궁금함을 가진 이들을 위해 내셨다고 한다.
먼저 아이가 왜 저렇게 반응을 하는지 생물학적, 뇌과학적으로 분석을 해서 설명을 해주셨고 또 사회성과 관계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상태에 대해 분야별로 차근차근 알려 주신다.
몰랐던 내용들은 아니지만 아이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차근히 따라 읽어 보니 무슨 말인지 조금씩 알 것 같았다. 왜 엄마보다 친구가 더 좋은지, 친구들이랑 별거도 아닌 일에 울고 웃는건지, 화를 내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불같이 뿜어내는건지 나도 겪어 보았지만 아무것도 몰랐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인 내가 사회 생활을 하거나 말하기(대화)를 할 때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까지 공감되는 부분들이 너무도 많아 어른들도 읽어보면 다양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서로 트러블이 생겼을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한 사례들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팁을 배우면 도움이 될 거 같아 아이에게도 몇몇 부분들은 꼭 읽어보라 표시해 주었다.
총 3파트 중에서 마지막 3장인 부모님과 대화하기 파트는 내가 좀 더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이었다.
아이와의 소통에서 내가 좀 더 신경쓰고 제대로 알아듣고 전달하는 부분에서 도움이 될 거 같았기 때문이다. 잔소리가 되지 않는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어느 한쪽만의 노력이 아닌 모두의 이해와 배려와 노력이 있다면 서로 마음 상하거나 싸울 일도 많이 줄어들 수 있을테니 말이다.
책에서도 나오는데 중2병이니 질풍노도의 시기라느니 아이를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말들로 표현하지 말고 조금 더 긍정적이고 밝은 말들을 사용해 아이들을 자극하지 않고 무한 성장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주라고 한다. 말 한마디의 힘이 이렇게 큰 거구나..특히나 지금 우리 아이에게는 더욱 그러하구나 하는 것을 이참에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지 않나 싶다.
거의 모든 우리들은 말하기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말을 할때 왜 생각을 하고 배려를 하고 진심을 담아야 하는지에 대해 잘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상대를 압도할만큼 목소리가 크면서 논리적으로 잘 따져가며 대화의 주도권이 밀리지 않는다면 말을 잘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부러워한다.
지금 요맘때 아이들에게서 더더욱 그런 거 같다는 느낌을 종종 받기도 한다.
이제는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거침없이 말하며 무례한 말을 하는 것보다 솔직하고 친절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애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읽기였다.
이 책을 출판사 들녘에서 제공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