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를 바퀴벌레처럼 짓밟아 뭉개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면 수영하는 사람이 물속에 있다가 자유로운 대기로 솟구쳐 오를 때 맛보는 기쁨을 느낄 수 있으리라.- P78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목소리가 어찌나 부드러운지 마음을 어로 만져주는 듯했다.- P88
그는 고개를 돌리더니 큰 소리로 불렀다.
"폴....."
그러자 우리와 매우 가까운 어느 나무나 벽 뒤에 숨어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운전사가 즉시 나타났다.- P89
나는 그런 종류의 사진은 반드시 찾으러 간다. 행복했던 한순간, 산책을 하던 쾌청한 어느오후의 그 덧없는 한순간으로부터 훗날까지 남게 되는 그 자취들 말이다.....그렇다. 그런 초병들을, 우리를 한 장의 스냅사진 속에 고정해줄 태세를 갖추고 그들이 어깨에 메고 있는 사진기들을, 거리를 순찰하는 저 모든 기억의 파수꾼들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P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