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자 작가의 손글씨가 먼저 말을 걸어옵니다.
“거기 계신가요? 연결합니다.”
도수영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앤솔러지 <무성음악> 중 <겨울바다에 다녀오다>였습니다.
인물들 각각의 마음에 번갈아 빙의하듯 세 번이나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첫 소설집 <모두의 안녕>을 마주한 첫 마음은 무엇보다 ‘반가움’이었습니다.
<모두의 안녕>부터 <오늘의 기록>, <아이가 자라는 동안>, <R300>, <루틴을 지키기는 어려워>까지. 감염병과 기후위기, 인공지능과 통제라는 느슨한 듯 또렷한 SF의 세계 안에서 다섯 이야기의 사람들은 고립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고립은 완전한 단절이 아닙니다.
혼자이고 싶다가도 누군가를 만나고 싶고, 멀어졌다가도 다시 목소리를 건넵니다.
도수영 작가의 소설이 여전히 제게 신기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보통 인물의 말과 행동을 보고 마음을 짐작한다면, 이 이야기들에서는 마음이 먼저 성큼 나서서 말과 행동을 끌고 가는 듯합니다.
그래서 낯선 미래의 이야기인데도 그 외로움과 그리움만큼은 너무나 현재의 감정입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사람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누군가가 곁들여졌을 때 더 재미있어진다고 생각한다.”(p.197)라는 작가의 말이 그래서 더욱 선명하게 읽고 난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 소설집에서 ‘곁’은 반드시 따뜻하거나 안전한 장소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상처받고 어긋나더라도 혼자가 아닌 쪽을 향해 마음을 움직이는 것, 어쩌면 그것이 다섯 이야기가 공유하는 작은 희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이유를 지니고 때로는 드러내고 때로는 숨겨둔 채로.
“누군가 이 책을 펼쳐 손쉽게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면”(p.199)이라는 작가의 바람처럼 잠시 다섯 개의 낯선 세계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책을 덮으니 첫 문장이 다르게 들립니다.
“거기 계신가요? 연결합니다.”
그것은 인사라기보다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보내는 시그널이고, <모두의 안녕>은 이야기를 만나는 독자들 모두에게 닿기를 바라는, 작가의 안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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