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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ction05님의 서재
  • 개와 괴물의 시간
  • 마크 해던
  • 14,400원 (10%800)
  • 2026-07-03
  • : 425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으로 처음 만났던 작가 마크 해던과 해후였습니다.

아마 저 처럼 <한밤중에 개에게…> 이후 이 책으로 작가를 다시 만난 독자라면, <개와 괴물의 시간>은 꽤 의외의 작품처럼 다가올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전작이 자폐 스펙트럼 소년 크리스토퍼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면, 이번 작품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들은 마치 그리스 신화를 드라마투르기 필터를 거쳐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빚어낸 듯 읽혔습니다.
어쩌면 보편적일, 인간의 욕망과 폭력, 사랑과 상실을 작가만의 방식, 이부분의 감각이 전작을 떠올리기는 합니다,으로 더욱 깊이 탐구해낸 열매 같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형식은 달라졌지만, 인간을 바라보는 냉철하면서도 따스한 시선만큼은 변함이 없다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오랫동안 나눠 쓰여진 여덟 편의 이야기는, 각각 독립적으로 읽히지만, 모두 '괴물'이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이 만들어 낸 공포나 편견, 어쩌면 두개의 단어이지만 동일한(!),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본성을 희뿌였지만 분명히 비춥니다.
신화 속 영웅과 괴물은 더 이상 먼 과거의 존재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또 다른 얼굴처럼 이야기를 읽다보면 책의 문장들을 헤집고 드러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묘하게도, 하지만 또 당연하게도 신화를 읽는 즐거움과 현대문학을 읽는 몰입감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역시나 마크 해던 특유의 캐릭터 구성이었습니다. 절대적인 선인도, 완전한 악인도 없는 이야기들,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가면서도, 또 누구나 타인에게는 괴물이 될 수도 있는 상황들.
이러한 모호함이 때론 답답하지만, 또 그렇게 이야기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키며, 독자에게 쉽게 판단하지 말자는 질문 같은 제안을 건냅니다.

<한밤중에 개에게…>가 한 소년의 독특한 시선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소설이었다면, <개와 괴물의 시간>은 오래된 신화를 통해 오늘의 인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구체적이고 화려한 사건보다 인물의 심리와 관계를 따라가는 이야기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책을 덮고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괴물이 누구였는지가 아니라, 인간과 괴물의 경계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그 질문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최고의 거짓말은 진실에 가장 가까운 거짓말이야.”
  -p.192, <황야> 中

  “모든 것에서 벗어나 미천한 입장이 되어보니 법과 도덕이라는 것은 그저 철학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한 부자들의 규칙에 불과하다.”
  -p.280, <세계의 고요한 경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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