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function05님의 서재
  • 제국이란 이름의 기억
  • 아케이디 마틴
  • 19,800원 (10%1,100)
  • 2025-07-10
  • : 400

  “마히트는 자기 몸과 짐을

간신히 실을 만한 비눗방울 같은

소형선을 테익스칼란 제국의

중심 행성이자 수도인 ‘시티’에

착륙시켰다.”

 -p.18


역사가, 기후 정책 분석가, 도시 계획가 이면서 SF 작가인 아케이디 마틴. 이 책으로 처음 만나는 작가가 창조해낸 광대한, 그저 그 이야기의 첫 권을 읽은 것 뿐이지만 아마도, 우주적 세계관의 시작을 담은 <제국이란 이름의 기억>은, 예상했던 대로 책의 절반에 이를 때까지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과 지명들, 역사적 사건들과 생소한 개념들의 정글에서 길을 잃고, 그저 책의 마지막 장까지의 남은 페이지를 두께로 가늠하며 허덕였습니다. 그리고 ‘간신히’ 두발을 테익스칼란 제국의 지면에 딛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정확히 책의 절반을 지나면서 였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를 표방하는 이 소설의 1권만으로 ‘대서사시’임이 분명할 ‘테익스칼란 제국 시리즈’의 전체를 이해하거나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이전 세대의 작가들이 창조해낸 세계관을 독자에게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왜 그토록 두꺼운 벽돌책들로 출간해야 하는지 다시금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에서 부터 창조해낸 인물과 사건은 기본이고, 이들을 둘러싼 시간과 공간의 역사, 문화 그리고 새로운 언어들까지. 제국을, 우주 대서사시를 펼쳐보이기 위해서는 그렇게 켜켜히 쌓아낸 고밀도의 정보들이, 그 이야기의 밀도와 그 밀도가 주는 깊이있는 재미에 까지 독자들의 손을 이끌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그 주변 이야기들이 그러했고,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가 그래했으며,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가 그러했습니다. 물론 현대적 의미의 스페이스 오페라의 쌍둥이 형제라고 할만한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이 지금까지 그 이야기의 확장과 중첩을 꾀하고 있음이 또한 그러함의 증거라 하겠습니다.


자신이 창조해낸 세계를 친절하게, 혹은 장황하게, 펼쳐보이려는 욕심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것을 방지하는 살인사건과 이를 둘러싼 스릴러적 요소, 그리고 기억과 그 기억의 전달 사이의 불협으로 인한 긴장감 등이 제법 역할을 하며 이야기를 따라가게 해줍니다. 그리고 조금은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문장이 감정이 아니라 지적 유희라는 측면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떠올리게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목에 ‘이름’이 들어가는데 그걸 염두에 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책의 원제는 ‘A Memory Called Empire’, 즉 <제국이라 ‘불리는’ 기억> 정도로 번역될텐데, ‘이름’을 넣어서 번역했으니 어쩌면..)


현재까지 ‘테익스칼란 제국 시리즈’는 2권 <평화란 이름의 폐허>까지 국내 출간된 상태이며, <Rose / House>는 해당 시리즈와 연관이 없는 개별 장편으로 보입니다. 작가의 테익스칼란 제국 이야기는 또 이후 어떻게 이어질지, 또 어떤 세상의 모습을 담아서 들려줄지 기대됩니다. 일단은 2권 <평화란 이름의 폐허>를 먼저 찾아봐야겠습니다.


  “테익스칼란 도시, 테익스칼란 언어,

테익스칼란 정치가

그녀를 온통 감염시킨 상황에서,

마히트 디즈마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할까?

그녀에게 걸맞지 않은 이마고,

빠르게 자라는 균류가 침입하듯이

그녀 안에서 자라나는 기억과

경험의 덩굴처럼.”

  -p.362


#제국이란이름의기억 #아케이디마틴 #김지원옮김 #황금가지 

#테익스칼란제국 #테익스칼란제국시리즈 

#휴고상 #SF소설 #스페이스오페라 #스릴러 #시와정치 #언어와문화 #기억

#도서제공 #서평단리뷰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