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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ction05님의 서재
  • 어느 아이 이야기
  • 김안나
  • 16,200원 (10%900)
  • 2025-06-10
  • : 1,755

<어느 아이 이야기>

김안나 지음 | 최윤영 옮김 | 을유문화사


현재, 전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오스트리아 작가 Anna Kim의 2023년 작이 을유문화사를 통해서 발간되었습니다. 어쩌면 익숙하면서도, 또 독특한 점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형식에 있는데, 교환작가로 미국 위스콘신에 2013년의 여름학기를 보내는 작가 프란치스카가 화자로 등장, 그린 베이라는 작은 마을의 유일한 비백인인 데니와 그 주변인을 만나는 이야기와, 그 데니에 관련한 그린베인 교구 사회복지국의 서류철에서 발견한 1953년에서 1959년에 이르는 세 건의 보고서들에 담긴 정보가 두 개의 이야기 축으로 나아갑니다. (글자 폰트와 챕터로 구분하는 방식 사용)


1950년대의 2013년의 시간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형식, 하지만 문장부호 하나 없이 나아가는 대화와 묘사들, 그리고 사회복지사의 딱딱한 보고서 문장들만으로 전개되는 통에 가슴보다는 머리를 사용해서 읽어내게 하는 묘한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니라는 빛이 있을 때만 이 집은 사람 사는 곳 같아. 가느다란 빛이 먼지로 가득한 유리창을 비집으며 공간의 가운데로 뻗어 갔다. 조앤은 천천히 일어났다.”

  -p.23


  “> 1953.9.1.

   > D. 트루트만 검진. 세인트 메리 병원

아기는 태어난 지 7주하고도 이틀이 되었다. 일반적인 건강상태나 영양 상태는 매우 좋다고 기록할 수 있다. 이제까지 아픈 적도 없다. (일반적으로 미국계 검둥이들은 홍역이나 디프테리아에 걸려도 아주 가볍게만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성홍열이나 수두 역시 상대적으로 별 탈 없이 지나간다. 물론 백인보다 더 자주 소화기계 질병을 앓게 될 것이다).

  -p.31 


  “>1959.9.4.

대니얼 트루트만은 이제부터 대니얼 파울리다.”

  -p.302


  “아, 이 우울한 시기에 그나마 좋은 소식이 하나는 있네. 조앤이 대답했다.”

  -p.309

 

그렇게 시간은 여전히 달리고 달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차에 울려퍼지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평원 위로 쌓여가는 눈송이들.


아마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우리가 볼 때 무엇을 본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인종과 자기 정체성, 가족과 이러저러한 기회가 인생과 관계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에 대한 절제된 구성을 통해 명료하고 섬세하게 드러내되 제법 감동적인 사유를 제시하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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