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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ction05님의 서재
  •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 리베카 머카이
  • 17,100원 (10%950)
  • 2025-02-26
  • : 970

표지를 가득 메운 것이 깃털들인 것은 조금 집중해서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깃털들 사이에 단발머리에 귀로 머릴 넘긴 여성의 옆모습과 초록의 블라우스까지, 의뭉스레 눈 감고 입을 앙다문 그녀는 그렇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목의 말을 마음에 머금고서.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어쩌면 그건 우리의 잘못일지 모른다. 모두 깃털 하나만큼의 무게만 감당하려다 일을 그르친 것이다.”

  -p.10


이번 소설로 처음 만나는 리베카 머카이는 익숙한 이야기를 익숙한 방식으로 풀어내지만 탄탄한 구성과 인물과 사건의 얄미울 정도로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특기를 가진 작가였습니다. 여러 작품들이 수상작과 베스트셀러로 거론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다 싶어지는 부분입니다.


과거 룸메이트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현재의 인물이 파헤친다는 구조적 특성 상,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요리조리 오가고 제법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통에 흐름을 따라가는데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내 그 특유의 장광설로 풀어내거나 스크루볼 코미디스런 대화씬이 이어지며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다 어느 순간 일어서는 파도에 올라타고 결론에 이르는 서핑을 즐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해주는 꽤 만족스런 마무리를 선사합니다.


  “열여덟 살에게는 한 달이 몇 년이다. 탈리아의 죽음과 푸자의 밤마실, 오클라오마시티 폭탄 테러, 토쿄 지하철 테러, O.J. 심슨 재판, 보스니아 내전, 반 아이들의 차 사고, 이 모든 것은 어느 분주한 봄날의 소동이었고 심리적으로 특별히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p.316


  “그런 일들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어. 남자애들다. 어딜 가든 한데 뭉쳐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지.”

  -p.469


리베카 머카이가 지금 펼쳐 보이는 과거를 향한 시선을 담은 이야기는 하나의 문장이나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층위의 시대와 젠더, 그 시절의 고민과 치기가 담겨있습니다. 다만, 그 이야기를 통해서 기억과 지각, 정의와 책임, 페미니즘과 젠더 역학, 과거의 무게 등의 복잡다단한 토론의 주제를 던져주는 구석이 다분합니다. 그래서 독자의 배경에 따라 이야기는 균열을 만들어내고 다르게 읽혀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결정하라고 강요하진 않지만 각자의 다른 스핀오프된 이야기를 기억하거나 재구성할 여지를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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