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네임드’ 김충원의 풍경 드로잉 실전 책입니다. 숨겨진 뒤편의 ‘풍경 드로잉 연습장’까지 품은 이론과 실습의 두 마리 토끼를 포획한 책이고요.
“고등학교 시절, 창덕궁에서 미술 대회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도착하고 보니 그만 수채화 팔래트를 집에 두고 온 것이었습니다. 하는 수없이 연못 위에 떠 있는 연잎과 꽃을 연필로만 그려서 제출했는데, 놀랍게도 가장 큰 상을 타게 되었습니다. 스케치에 대한 저의 사랑은 그때부터 시작되었고, 어느덧 사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 p.4 ‘시작하기 전에’ 中
이 책이 처음 나온 것이 2007년이고 올해로 33쇄를 찍은 스테디셀러인데, 책의 처음은 김충원 작가의 자랑이자 ‘스케치 쉽게 하기’라는 시리즈에 대한 첫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연배를 계산할 힌트도.
그렇게나 중요한 바탕인 스케치. 특히 이번 책은 풍경을 대상으로 하는 스케치에 대해 체계적으로 다루고 또한 중간 중간 연계하는 실습이 가능하도록 연습장을 부록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풍경 스케치를 하고 싶은 이에게 기초적인 아웃라인을 그려낼 수 있는 헬스장 같은 책 되겠습니다. 물론 더 많은 스킬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책에서 제공하는 아웃라인에 가지를 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나아가야 할 지난한 연습과 연습은 당연히 독자의 몫이겠습니다.
“마음의 눈으로 대상을 관찰하고 전체적인 느낌을 단숨에 표현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묘사에 대한 기대보다 자신의 눈과 손을 믿는 자신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 p.27
“만약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그림의 완성을 뒤로 미루어야 할 때에는 현장의 생생한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아 있을 때 스케치 위에 특별한 강조 사항이나 잊기 쉬운 세부적인 특징 등을 적어둡니다. 채색을 하기 위해서라면 중요한 색깔 등을 메모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 p.62
특히 눈에 띄는 대목들은, 단순한 드로잉 테크닉만을 나열하지 않고 중간중간 그리는 이의 태도를 일러준다거나, 야외 스케치에서 의도치 않게 마주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팁들을 공유하는 등의 친절한 조언들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미술학도들에게 사랑받는 컨텐츠를 내놓은 저자의 공력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단계별로 제시되는 포인트 레슨 식의 책의 항목들을 따라가고 연습장을 채워내면 어느 정도 ‘자신의 눈과 손을 믿는 자신감’을 지니게 되도록 꾸려져 있는 탄탄하고 따뜻한 책,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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