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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ction05님의 서재
  • 영혼을 단장해드립니다, 챠밍 미용실
  • 사마란
  • 15,120원 (10%840)
  • 2024-06-10
  • : 497

눈으로 그려지듯 훑어내며 보여주며 들려주는 펠리치따 오피스텔. 그러니깐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어떻게 구하게 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저의 첫 월세방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저 2호선 신촌역이 그야말로 엎어지면 코 닿을 데라는 거리적 장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왜, 어쩌다 그런 단칸방을 자취방으로 고른 것인지 지금도 스스로 이해가 안되는 500에 25만원 하던 그곳. 그렇게 펠리치따와 그곳의 인물들을 따라가노라니 금새 내적 친밀감이 생겨버렸고, 이내 현월동 주민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비밀을 말해도 탈이 나지 않을 적당한 거리의 낯선 사람이 필요한 자들이 모여드는 공간. 산 사람에게나 죽은 사람에게나 미용실은 그런 곳이다.”
- p.38

그렇게 미용실 주인 챠밍, 복덕방 주인 도깨비, 판과의 메신저 말하는 고양이 플루토, 판, 수면구슬, 영물이 되어버린 늙은 개 해피는, 영일 슈퍼 할머니, 비너스 호프, 지물포, 펠리치따 오피스텔, 언덕 위 꿈공장과 생과 사를, 시간과 공간을 나누어 쓰며 희노애락이 그 관계들 사이를 스쳐 지납니다. 어릴 적 TV에서 봤던 <한지붕 세가족>의 알콩달콩, 시끌벅적하던 그 골목길을 공유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사회 초년생 시골청년의 서울살이 하던 그 나즈막한 언덕의 신촌로터리 골목 동네가 떠올랐습니다.

<챠밍 미용실>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등장하는데, 몇 개의 슴슴한 문장만으로 인물들의 삶을 담백하게 구축하고 그 삶들의 현재에 쓰윽 독자를 도착시키는 작가의 입담은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나게 따라갈 마음을 지니게 해줍니다. 그래서 시리즈물로 나아갈 토대와 설정을 잘 구축해놓은 <챠밍 미용실>은 그래서 영리함이 느껴지면서도 정감 가득한 독특한 ‘사마란 월드’를 하나 더 구축해냈습니다.

때마침 문이 열기고 손님이 들어왔다. 미소를 활짝 보인 챠밍이 애써 밝게 외쳤다.
“어서 오세요. 챠밍 미용실입니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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