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슈의 주제는 ‘이사’입니다. 되돌아보면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 이곳에 이르게 되었는지, 지금까지의 저의 삶의 공간은 어떤 여정으로 몇 번의 이사를 거쳐왔나 떠올려보니 정말 아득해집니다. 부모님의 사업실패와 업종변경, 진학, 군입대, 취업, 결혼, 가족형태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사건들이 그야말로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그 이사들은 대부분 경황없이 느닷없이 진행되곤 했고, 서류나 재정의 부분도 매번 새롭다가 금새 잊혀지는 휘발성 정보였던 기억입니다.
그래서 이번 이슈는 그렇게 ‘각 잡고’ 이사의 디테일에 서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코스요리로 셋업되어있습니다. 이사의 전반을 코디네이팅 해주는 이사 플래너, 이사 중이나 공간의 효율을 위한 공유창고, 이사의 실제인 이송 전문업체, 이사갈 집 혹은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소프트웨어를 갖추기 위한 인테리어, 각종 플랫폼 등 다양하고 꼼꼼하게 준비해놓은 코스요리 맛집 정도 되겠습니다.
“집과 머묾에 대한 생각은 삶에 대한 고찰을 수반합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질문은 ‘나는 잘 살고 있나’ ‘우리 사회는 잘 작동하고 있는가’ ‘나는, 사회는 이대로 가도 되는가’와 같은 생각을 품게 합니다.”
- p.5
삶은 그렇게 의식주라는 베이스캠프를 기준으로 몸과 마음, 영혼이 여러 모양으로 자라나고 전진하도록 상호보완하는 것일진데, 그 중 집(住)은 현대사회에 특히 대한민국에서 모종의 민감게이지를 담당하고 있기에 집에서 집으로 이동하는 이사는 그 게이지의 레인지를 확장하거나 검증하는 그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탑클래스 다운 인터뷰이들을 포진시킨 이번 이슈는, 그래서 곧 마주할 가을하늘과 들녘을 기다리듯 더없이 풍성한 말과 생각의 향연이었습니다. <글로리>에서 <리볼버>까지 여전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임지연 배우, 전성기에서 시작해서 여전히 전성기인 레인, 정지훈 배우를 비롯한 4-50대의 정신세계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쇼펜하우어까지 말입니다.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릴대로 시달린 육신과 영혼은 사람들과 책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마주해야 한다는 제 개인적인 지론에 가장 부합하는 컨텐츠, 가을맞이 <topclass>는 그렇게 소소한 정보에서부터 ‘적어도 순수한 지적 양심’을 장착하기에 더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싶습니다.
《topclass》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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