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버, 옥토버
갗 2024/01/08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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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토버, 옥토버
- 카티야 발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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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 2023-11-20
: 53
도시에서 살아온 아이가 모종의 이유로 인해 다른 도시로, 시골로, 또 다른 세계로 이사 내지는 모험을 떠나는 성장스토리는 꽤 많이 읽었고 나에게는 이런 얘기들이 상당히 익숙하다. 그런데 옥토버, 옥토버는 11년 평생 자연에서 살던 아이가 도시로 모험을 가게 되는 이야기다.
(물론 자연에서 도시로 가는 스토리도 찾아보면 많을 수도 있는데 딱 바로 떠오르는 작품이 생각이 안 나서)
옥토버는 본인이 기억하는 순간부터 숲 속에서 아빠와 단 둘이 자연인(읽으면서 '나는 자연인이다'에 어울릴 것 같은 느낌 많이 받았음)으로 살아가는 여자아이인데, 아빠가 나무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는 바람에 엄마라는 여자가 사는 런던으로 이동하게 되고
처음 다녀보는 학교와 런던이라는 도시에서 짧은 시간 생활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엄청 스펙타클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지만 옥토버에게는 쉽지 않은 모험이다. 사실 누구에게나 익숙하지 않고 편하지 않은 곳에 뛰어드는 건 모두 모험이니까.
옥토버 자신이 원하지는 않았지만 런던으로 가게 되면서 옥토버는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포기해야만 한다. 아빠와 단 둘이 살던 숲 속의 집, 야생에서의 삶, 올빼미 스티그. 그리고 원하지 않던 것들을 감당해야 한다. 학교, 학교에서 마주하게 될 수많은 사람들, 삭막하고 이야기라곤 없어보이는 도시, 엄마라는 여자.
그런 옥토버로 하여금 도시를, 학교를 그리고 엄마라는 여자를 받아들이도록 하는건 이야기와 보물 사냥이다. 옥토버처럼 자신이 찾아낸 작은 보물들어 직접 이야기를 붙일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나 역시 어릴 때부터 놀이터, 바닷가, 강가에서 작은 무언가를 찾아내 집에 가져와 작은 철제상자에 모아두는 걸 좋아했었고 지금도 그렇게 모아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느라 쉽게 치우거나 버리지 못하는 터라 저 이야기와 보물 사냥 얘기가 다른 모험들 못지 않게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야기는 모든 이야기가 행복하지 않아도 되고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사람대로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채워나가다 보면 결국 이야기는 완성된다는 메세지도 좋았다. 옥토버가 반지의 완벽하지 못한 이야기를 스티그의 금빛 인식표로 채워넣어 결국 반지의 이야기를 완성시키고 스티그와의 이별로 한층 성장하게 되는 것도 감동적이었고.
책을 다 읽고 찬찬히 곱씹어 보다보면 이 책이 작가의 시점이나 다른 관찰자의 시점이 아닌 옥토버의 시선으로 서술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아직 어린 옥토버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고 아직 옥토버가 그것들을 능숙하게 받아내지 못하는 미숙하기 때문이지만 (결국 고작 11살 짜리 아이니까)
도시에서의 옥토버는 위에 적은 것처럼 버릇 없고 사회성이 없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지만, 옥토버가 당장 자신이 쳐해있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고 있는지를 보다보면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의 생각이 이런 흐름으로 이어지는구나를 이해하게 된다.
아마 이 책이 옥토버의 시점이 아닌 제 3자의 시점이나 작가시점으로 묘사됐다면, 이미 옥토버의 나이를 한참 지나 그때의 내 모습이 잘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의 어른이 돼버린 내가 이 11살 아이의 사고방식과 감정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싶다.
※ 상상의힘(@ssh_publ )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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