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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의 서재
  • 나와 그녀들의 도시
  • 곽아람
  • 19,800원 (10%1,100)
  • 2025-08-26
  • : 4,787


문학작품을 읽는 의미는 무엇일까. 작품 속 인물들과 교감을 나누고 나아가서는 작가의 생애와 작품에 교감을 나누는 일이다. 이러한 독서 과정에서 마음을 치유하고 어제보다 성장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당연히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나 작가의 발자취가 있는 곳은 언젠가 찾아가고 싶다는 로망이 된다. ‘독서여행자 곽아람의 문학기행’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문학작품 속 주인공들이 살았던 도시를 찾아가고 작가의 고향과 묘지를 찾아 꽃다발을 바치며 인사를 한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며 궁금증을 해소한다. 마치 기자의 취재 현장을 보는 듯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몇 해 전에 조민진 작가의 『모네는 런던의 겨울을 좋아했다는데』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기자 출신의 작가가 해외에서 보낸 1년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책을 읽어가다 보니 곽아람 작가는 누구보다도 독서광이었고 내가 읽어보지 못한 책도 벌써 초등학교 때 읽었을 정도로 대단한 독서광이었다. 저서로 『나의 뉴욕 수업』,『쓰는 직업』,『공부의 위로』등 다수 있다.

 



이 책은 2018년에 출간된 『바람과 함께, 스칼렛』의 개정증보판이라 한다. 작품을 소개할 때 원문을 인용하고 있는데 좀 더 깊은 문학작품을 음미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한다. 이 문학기행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품은 우리의 추억을 소환해 준다. 학창시절에 읽었거나 영화로 보았던 감동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1장 문자로 지은 집에서는 『빨강 머리 앤』, 『에반젤린』,『주홍 글씨』,『작은 아씨들』,『위대한 개츠비』,『마지막 잎새』를 소개하며 작품 배경과 작가의 발자취를 더듬는다. 2장 바람과 함께, 스칼렛에서는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작품 배경과 작품 세계는 물론 미첼의 가족과 어머니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준다. 미첼의 어머니 메이벨은 아일랜드 이민자 출신인 남부 명문가 딸로 여성 운동가였다고 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행동은 작가의 그것이 많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동명의 영화에서 배우 비비안 리가 연기했던 스칼렛은 얼마나 멋졌던가. 강인한 딸로 키운 어머니라는 존재는 참으로 위대하다. 3장 태양 가득히에서는 월트 디즈니의 ‘디즈니 그림 명작’, 윌리엄 포크너의 「에밀리를 위한 장미」, 마크 트웨인의『톰 소여의 모험』, 헤밍웨이의『노인과 바다』등 몇 작품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카리브해의 미스터리』의 작품 세계와 그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간다. 특히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는 헤밍웨이의 흔적을 그렇게 샅샅이 돌아보고 소개하고 있는데 작가의 문학에 대한 열정이 보기 좋았다. 무수한 여성 편력으로 세간에 오르내렸던 헤밍웨이지만 행복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에필로그에서는 미우라 아야코가 1964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 『빙점』을 언급하고 있다. 나도 오래전에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라 반가웠다. 광복 이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이 이 작품이라고 하니 당시 얼마나 인기 있는 소설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곽아람 작가는 이 작품을 초등학생 때 읽었는데 얼마나 좋아하는 작품인지 중고생 시절에도 성인이 되어서도 반복해서 읽었단다. 이 작품의 배경지인 홋카이도의 아사히카와를 문학적 소양을 길러준 어머니와 함께 여행하며 힐링하는 모습도 정말 보기 좋았다. 진정한 문학 사랑은 바로 이런 거라고 생각되었다.

 



많은 문학작품과 배경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중 내가 정말 사랑했던 작품 『빨강 머리 앤』을 소개하고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푸르른 이십 대 시절에 내가 번 돈으로 구매한 열 권짜리 시리즈를 읽고 또 읽으며 언제나 씩씩하고 긍정적인 앤을 보면서 미래의 꿈과 희망을 품고 용기를 얻었다. 올해 초에는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빨강 머리 앤 에니메이션을 발견하고 하루 이틀에 다 볼 정도로 정주행을 했다. 이제 하나의 꿈이 생겼다면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에 가서 그린게이블즈와 몽고메리의 생가 등을 돌아보는 것이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은 저마다 꿈과 목표가 있을 것이다. 읽고 쓰고 여행하는 삶은 아마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 아닐까. 허구로 그려진 소설이라는 장르를 읽으며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도 한다. 곽아람 작가는 이 책을 문학과 현실의 경계에 살고 있는 모든 ‘꿈꾸는 자’를 위한 여행기라고 했다. 아직 만나지 못한 작품과 작가들의 발자취를 한번 걸어본다는 동기에서 접근해도 충분한 위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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