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일로영혼이 어둑해지거나 인간에게 자주 실망할 때면 혼자 이국의낯선 도시를 검색해보곤 했다. 태블릿 피시와 다정히 얼굴을맞댄 채 열대지방 햇볕 쬐듯 전자파를 쐬었다. - P50
실은 적는다기보다 그린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동작이었다. 중간에 글씨를 자꾸 틀려 만족할 만한 모양이 나올 때까지 종이를 몇 차례 구겼다. 그러자 새삼 이 나라 사람들, 이걸로 수백 년간 뭔가 읽고, 쓰고, 기록했겠구나, 거기 내가 모르는 삶도 많이 담겨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