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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의 서재

우리들의 몸은 계속 불꽃을 뿜으며 타들어갔어. 장기들이 끓으며 오그라들었어. 간헐적으로 쉭쉭 뿜어져나오는 검은 연기는 우리들의 썩은 몸이 내쉬는 숨 같았어. 그 거친 숨이 잦아든 자리에희끗한 뼈들이 드러났어. 뼈가 드러난 몸들의 혼은 어느샌가 멀어져, 더이상 어른거리는 그림자가 느껴지지 않았어. 그러니까 마침내 자유였어, 이제 우린 어디든 갈 수 있었어.
어디로 갈까, 나는 자신에게 물었어.- P62
공터의 축축한 모래흙에, 거기 드리워진 검푸른 숲그늘에 어른거리며 나는 생각했어.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할까. 괴롭지 않았어,
썩어가던 내 거뭇한 얼굴이 이제 깨끗이 사라질 것이. 아깝지 않았어, 그 치욕스러운 몸이 남김없이 불타버릴 것이. 목숨을 가졌을 때그랬던 것처럼 난 단순해지고 싶었어. 아무것도 두려워하고 싶지않았어.-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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