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켓북처럼 들고 어디서든 함께한 칠, 팔월 샘터덕에 타인을 보는 시선이 육아를 시작하기전 그 때로 조금은느슨하고 부드러워 지기도 했다.'우는 것처럼 속시원한 속과의 대화도 없지.'가끔 가슴속 메마른 땅이 일으키는 흙먼지를 바라보다 새벽 쪽잠도 포기하고 보는 영상 한 편에 녹슨 눈물댐 수문이 스르르 녹아 사라질 때, 몸의 뜨거움과 반비례하며 느껴지는 청량감은 어떤 익사이팅 스포츠보다 짜릿한데, 이번엔 책이다.타인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결국 내 삶으로 들어오는 문을 열어 안부를 물어보는 마주보기로 이어지는 정에곰곰이 들여다 본다.-p.16"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야. 수술장에서는 개인적인 그 어떤 것도 용납되지 않아. 오로지 환자를 위해서 움직이는 거다!" 대장암 명의 김남규 교수의 수술장에서 녹음된 오디오에서 들린 말이었다.p.20엄마는 울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다. 엄마는 울 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p.28민찬이가 눈을 똑바로 뜨고 자기보다 한참 큰 초등학생 형들을 향해 소리쳤기 때문이다."남자가 울면 뭐 어때서! 나는 울고 싶으면 울 거야!"p.47꼭 좋은 약을 먹고 아픈 곳이 없어야 건강한 삶은 아닌 것 같아요. 굳은 심지를 갖고 나름대로 정해진 삶의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남은 시간을 충분히 건강하게 보낼 수 있어요.p.75밤이 깊어간다. 나이테를 만지는 내 손위로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진다. 몹시 정들었던 나무였다.각각의 타인, 그리고 각각의 삶, 그 바쁜 시간의 늪에서도 타인을 톺아보는 마음씀씀이가 돋보인 '번동의 슈바이처, 왕진의사 홍종원님', 근황이 궁금해지던 이지선씨의 에세이, 나무를 경이로움으로 보는 마음에 꽤 닿았던 '굿바이, 전나무',설렘을 함께 느낀 슬기로운 로컬생활속초의 'Sok pum', 나태주 시인의 시와 아빠육아일기, 우중 캠핑일기, 연꽃차이야기도 다양한 맛과 향을 내는 팔월 선물들이 가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