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자유여행가로 난이도가 무척 높다는 인도에 필이 꽂혀 4년 내리 연속 271일이나 인도 방방곡곡을 누빈 꽃 할배 유용환 씨의 <꽃 중년 인도 자유배낭여행(총 560쪽, 여행마인드 간)>을 읽으면서 “진정한 배낭여행의 시작은 60부터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가슴 깊이 와 닿았다.
지난 4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271일이나 인도 구석구석을 이 잡듯이 뒤졌으면 이제 ‘인도’라는 단어에 학을 띠었을 법 한데도 이 책의 저자는 “인도 자유여행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다”라고 말한다.
지난 4년 동안 무척 긴 기간의 대장정 인도 자유배낭여행 여정을 일기형식으로 그 날 그 날의 크고 작은 감동 스토리와 고생담이 마치 한 편의 휴먼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읽혀진다. 여행 에세이 사이사이에 해당 날짜의 여행경비가 정리돼 있어서 마치 여행 가계부를 덤으로 보는 것 같아 신기하기만 하다. 아울러 인도 자유배낭여행을 꿈꾸는 중장년 자유여행가들에게 꼭 필요한 유용 정보들이 총망라돼 있어서 인도 자유여행을 꿈 꾸는 신 중년 자유여행자라면 꼭 읽어볼만 하다.
필자는 지난 4년간 대한민국 면적의 33배에 이르는 인도 전역을 한 바퀴 돌면서 50개의 도시 300여 개의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수 만 컷의 사진을 찍었다고 하는 데 해당 날짜에 엄선된 컬러 사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책 넘김이 부드럽고 유쾌하다.
필자는 우리나라 겨울의 혹한이 너무 싫어 피한 여행 목적지로 인도를 점찍고 나서 첫발을 내디디게 되었는데 그는 본래의 동기와는 달리 인도의 찬란한 문화유적과 크고 선선한 눈을 가진 인도인을 만나는 것 자체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만다.
그가 쓴 인도 자유여행의 평균 하루 여행경비는 숙식비 등 모든 비용을 망라해 25,000원 안팎에 불과하다. 무척 저렴한 여행경비(생활비)로 몇 달간 인도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다는 게 인도 자유배낭여행의 매력 포인트로 맘 깊이 와 닿았다. 그렇다고 필자는 쫄쫄 굶고 다니면서 그야말로 개고생을 한 게 아니다.
이렇게 무척 실속 있는 여행경비로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가 아닌 호텔의 싱글 룸에서 자고, 중급 수준의 인도 기차여행도 즐기며 먹고 싶은 건 다 먹으면서 여행지 곳곳의 볼거리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섭렵하고 다녔다.
저자는 젊은이들도 도전하기가 만만치 않아 주저하는 인도 자유배낭여행을 4년 연속으로 몇 달 동안 즐길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해진다. 이 책 속에는 인도인과의 관계 정립에 있어서 짜증나는 일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심지어는 현지인들과 다투고 극심한 갈등과 일촉즉발의 위기에 종착하기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깊이 들었다고 말한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인도인들에게 당하고 그들과 싸우면서도 돌아서 보면 이상하게 인도인들이 싫지 않았고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밝힌다.
그의 말마따나 지난 4년 동안 그가 즐겨온 인도 자유여행은 아주 만족스러웠고 행운과 보람을 만끽하는 성공적인 여행이었다고 자평하는 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평가에 공감할 수 있었다. 저자는 대학을 나왔지만 예전 세대이다 보니 실용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한계상황에도 직면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용기백배해 바디 랭기지를 구사하며 매년 2개월씩 4년, 총 271일의 나 홀로 자유여행에 도전해 큰 성공을 거둔다.
저자는 “그동안 썩 좋지 않았던 몸과 마음이 많이 회복되고 좋아졌다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요즘도 마음이 우울해 질 때는 인도에서 찍은 사진을 꺼내보고 또 다시 인도로 자유여행을 떠날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처럼 마음이 설렌다”고 고백한다.
필자는 1) 우리나라 겨울 추위를 견디기 어려우신 분 2) 겨울이 되면 몸 컨디션이 악화되는 분 3) 적은 비용(하루 2만5천원 안팎) 해외여행을 즐기고 싶은 분 4)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분 5) 찬란한 유적지 구경을 하고 싶은 분 6) 고민이나 우울증에서 탈피하고 싶은 분 7) 가난한 옛 시절이 그리운 분 8) 행복지수가 높은 측면의 선진국을 체험하고 싶은 분 9) 눈이 맑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분 10) 나 자신을 잠시 잊고 싶은 분들이라면 곧 인도 자유배낭여행을 떠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데 평상시 자유여행을 즐기는 나로서는 공감하는 바가 컸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자유여행 목적지로 인도에 대해 언제부턴가 언론에서 안전관리와 관련하여 좋지 않은 뉴스를 연이어 접하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도는 과연 맘 놓고 편안하게 자유여행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인가?”라는 명제 앞에 왠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이 책에도 저자가 겪어야 했던 몇몇 불미스러운 체험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인도 자유배낭여행을 즐기면서 다음의 기본에 충실 하는 게 유익할 수 있다고 말한다. 1)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하도록 애써라. 2) 인도 자유배낭여행에도 인내심이 필요하다. 3) 가능한 밤 숙소 밖 외출은 자제하라.
이러한 그의 주장을 충실히 이행하고 자유여행자로서의 안전 수칙 등을 충실하게 따른다면 인도는 위험한 여행지가 아닌 누구나 큰 맘 먹고 도전해볼 수 있는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이 책을 덮으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큰 맘 먹고 인도 자유배낭여행 대장정에 도전하고픈 강한 열망이 마음 깊은 구석에서 시나브로 용솟음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