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영웅이 되고 싶다
안경완 2022/04/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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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맨 할아버지
- 이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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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22-04-15
: 321
패러디가 재미있는 이유는 예상치 못한 비틀기가 때문이다. 원형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독자들은 ‘비틀기’에서 재미를 느낀다. 이수완 작가의 그림책 <슈퍼맨 할아버지>는 영화《슈퍼맨》을 그림책이라는 매체로 패러디했고, 우리는 비틀어진 글과 그림을 통해 신선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고통받는 세상 사람들을 가엽게 여긴 하느님은 ‘슈퍼 영웅’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슈퍼 영웅이 될 만한 건장한 청년을 발견한 하느님은 슈퍼 영웅 에너지를 모아 번개에 실려 세상으로 내려보낸다. 그 순간 하느님은 재채기를 하고, 번개는 청년 옆에 있던 할아버지를 맞추게 된다. 맙소사!
어찌된 일인지 하늘을 나는 실력은 형편이 없고, 귀가 어두워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아뿔싸!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하늘을 날아 슈퍼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한껏 드러내기 시작하는데…이 역시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어느 순간, 슈퍼맨이 된 할아버지는 영웅인지 말썽꾼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지경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슈퍼맨으로서의 본분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할아버지는 사람들을 구해내는 ‘진짜’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영웅이라하면 우리는 으레 몸도 마음도 건장한 청년을 떠올리곤 한다. 그렇기에 슈퍼맨이 된 할아버지는 어쩐지 생소하기만 하다. 아니나 다를까 영웅이 된 할아버지는 실수 연발이다. 나도 모르게 할아버지를 응원하게 된다. 약자라는 프레임 속에서 언제나 도움을 요하는 존재 ‘할아버지’.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영웅이 되고 싶어한다. 아이든, 할머니든.
비록 하느님의 실수일지라도 할아버지는 영웅이 되었다. 물론 곧바로 영웅이 된 것은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웅들도 처음부터 완벽한 영웅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웅이고 싶은 연약한 존재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까?
많은 사람들을 구해내지 못해도, 나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도움을 받고,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영웅으로서의 충분한 자격이 있지 않을까. 신비로운 능력이 아닐지라도 누군가 변화하게 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면 우리는 모두 영웅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림책 <슈퍼맨 할아버지>는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커다란 웃음과 동시에 희망을 건네주었다.
* #도서출판북극곰 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극곰북클럽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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