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시간
안경완 2022/04/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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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살고 있는 다정한 생쥐 한 마리. 추운 겨울 동안 생쥐는 집 안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집 안을 들여다보니 서랍장에 기대어 앉아 책을 본다. 아늑하고 따뜻한 집에서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보내는 겨울은 어떨까? 이제 막 봄의 계절에 들어선 나에게 생쥐의 시간이 부럽기만 하다.
한 겨울 눈은 녹고, 생쥐는 길을 나선다. 2월의 겨울의 숲은 황량하지도, 쓸쓸하지도 않다. 깨끗하고 하얀 설강화가 아쉬운 설빛을 위로한다. 조그마한 언덕 위에 회색 다람쥐가 살고 있다. 무얼 하고 있는 걸까?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재료를 보니 혹시 빵을 굽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굴뚝 사이로 고소한 빵 냄새가 솔솔 풍기는 듯 하다.
본격적으로 봄을 알리는 3월. 고슴도치가 겨울 잠에서 깨어났다.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뾰족한 세모집 안의 모습은 어떨까. 살포시 열어본다. 찬 기가 채 가시지 않은 계절이기에 여전히 난로 위의 주전자는 부지런하다. 고슴도치는 이부자리도 정리하지 않고, 잠옷 바람으로 빨래를 널고 있다. 그리고 그 곁에서 생쥐는 조용히 손길을 보탠다.
드디어 벚꽃의 계절 4월. 봄비가 땅을 적시며 짙은 꽃향기를 흩뿌린다. 생쥐는 가벼운 몸으로 벚꽃 나무 위에 앉아 숲 속의 봄내음을 만끽한다. 날도 좋은데 다가오는 5월의 숲에서 생쥐는 무엇을 할까?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궁금함이 가슴 속에 일렁인다.
이만큼 살다보니 반복되는 계절의 모습을 얼추 다 알 거라 생각했다. 열두 달의 시간을 단 한 권의 그림책을 통해 지나고보니 내가 그간 미처 몰랐던 숲의 시간들이 온전히 내 곁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은 4월, 벚꽃이 한창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계절이지만 <숲의 시간>을 통해 벚꽃의 앞날을 함께 그려본다.
생쥐는 숲의 시간을 함께하는 길라잡이다. 한 여름을 지나, 가을, 다시 돌아온 겨울까지. 생쥐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숲의 얼굴이 순간순간 총천연색으로 변화한다. 또한 계절마다 나타나는 다양한 꽃, 나무, 새, 동물, 곤충들이 매 장마다 눈길을 끈다.
색연필로 섬세하게 그린 숲의 시간은 너무도 다정하다. 시 한 소절을 읊듯 글 속에 담긴 숲의 모습이 생기롭고 발랄하다. 숲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림책 <숲의 시간>이 선물처럼 다가온다. 지루한 일상 속 활력 넘치는 순간을 곁에 두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그림책 <숲의 시간>과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마지막 장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숲의 시간을 자세히 담아놓기도 하였다.
* 본 그림책 리뷰는 도서출판북극곰 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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