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동 명탐정>
글: 정명섭(2013년 제 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NEW 크리에이터상 수상 경력이 있으며 (글) 작품으로는 ‘적패’, ‘명탐정의 탄생’, ‘무너진 아파트의 아이들’,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등이 있다)
출판사: 북멘토
정명섭 작가님의 책은 처음 읽었다. 작가 이력을 살펴보면서 그동안 쓰신 작품의 제목만 죽 훑어보기만 했는데 흥미로워서 정명섭 작가의 다른 책들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 샐러리맨에서 커피 바리스타로 직업을 바꾸고 이제는 전업 작가로서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미스터리인 정명섭 작가의 따끈따끈한 최신작 <개봉동 명탐정>을 만나보기로 하겠다.
이 책에는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 지켜주는 자의 목소리
- 불타는 교실
- 리얼리티 쇼
개봉동 명탐정, 이름은 어디 멋진 청년 로맨스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민준혁. 하지만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인공1로 아직도 엄마를 두려워하는, 딱히 여자가 봤을 때 남자로서는 딱히 매력을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이다. 제목처럼 당연히 (자칭) 명탐정이다. 그에게는 주인공2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 안상태라는 중학생 조수가 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조수인 안상태의 시점에서 쓴 글이다. “너 우리 엄마한테 등짝 한 번 맞아 볼래?”라고 하면서 엄마를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는 어른(?) 민준혁과 그의 조수 안상태가 맡은 사건은 민준혁의 두려운 어머니의 동창으로부터 의뢰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최근 뭔가에 홀려있는 듯한 고3 아들의 근황을 알아봐달라는 것이다. 다른 때도 아닌 입시가 코앞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두 번째 이야기는 탐정인 민준혁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돈을 좀 밝히는 것 외에 딱히 독특한 점을 찾아보기 힘든 평범한 중학생인 명탐정의 조수 안상태. 어느 날 안상태가 다니는 학교에서 알 수 없는 화재가 일어났는데 범인이 안상태라고요? 게다가 안상태가 왕따라는 소문까지 들리고...
셋 째 이야기는 다시 안상태 입장에서 스토리가 펼쳐지는데... TV의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두 사람이 참가하게 된다. 두 사람 외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상금 5천만원을 두고 벌이는 흥미진진한 게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웬걸 갑자기 방송국 스태프들의 갑작스러운 돌발행동들에 긴장감이 몰려오며 결국, 무인도에서 상상하지도 못한 괴이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내는 것이 이번 게임에서의 진짜 미션인 것이다.
책 온라인 서점 홈페이지의 출판사 책 리뷰를 살펴보면 이 세 가지 이야기들은 뉴스에서 한 번쯤은 자주 들어봄직한 이야기들이다. 학교 폭력부터 시작해 사이비 종교, 사기, 살인 등 범죄에 늘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명탐정 민준혁(작가 정명섭)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걸까?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을 무조건 비난하기 이전에 그 아이들이 비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를 파악하고,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우리 어른들이 책임지고 대책을 논의하여 강력하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것을 당부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직은 이 사회가 피해자보다는 가해자(범죄자)가 더 큰 소리를 내며 당당히 활보하고 다니도록 적지 않게 허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셜록 홈즈 같이 훈남에 멋짐이란 것을 많이 보여주진 못하더라도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정의’만큼은 어떻게든 지키려고 노력하는 친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민준혁과 그의 똘똘한 조수 안상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찬찬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