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명탐정 로리 1. 명탐정의 탄생
글: 앤드류 클로버(영국 코미디언이자 작가로 아이들의 작품을 쓰고 있다)
그림: 랄프 라자르(남아프리카 출신의 삽화가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옮김: 노은정(옮긴 작품은 '마녀 위니'시리즈, '구스범스'시리즈 등이 있다)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다양한 캐릭터들과 이름보다는 별명이 더 잘 어울리는 등장인물들을 볼 수 있다. 사람보다는 꼭 곤충들(팔과 다리가 꼭 거미)처럼 생긴 그림(같은 사진)에서 제일 처음 소개된 인물이 바로 우리들의 명탐정 ‘로리’다. 탐정들이 쓰고 다닐 법한 챙이 둘러진 신사 모자를 쓰고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고나 할까. 자세히 보니 롱코트도 입었다. 그 옆은 캐시디 캘러갠. 딱 봐도 당차고 자신감이 느껴지는 눈매와 남자 아이 못지않게 익살스러운 얼굴에 주근깨도 돋보인다. 앞으로 이 두 친구의 활약상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로리에게는 늘 창을 가지고 다니면서 누가 다가가면 다짜고짜 그걸로 때리는, 하지만 로리와는 절친처럼 보이는 친구, 코너돌이 길리겐이 있다. 그리고 또다른 절친인 소시지처럼 생긴 앞집 할머니 웰킨 부인의 개, 머리가 독특하게 생긴 로리의 형과 성격이 화끈한 엄마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재미있는 이름과 함께 등장한다.
아빠가 갑자기 사라져 그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탐정이 된 로리. 우연히 친구 코너돌이 길리겐의 아버지가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탐정놀이 아니 진짜 탐정처럼 범죄의 현장을 탐색하게 된다. 그 과정이 때로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한 내용을 담고 있어 긴박감이나 진지함보다는 재미와 흥미 요소(예를 들면 로리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그림)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부재에 대해 생각도 많이 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스스로 파헤쳐보려고 노력하는 로리와 옆집으로 이사 온 새 친구이자 든든한 조력자, 공범(왜 ‘공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까... 아이들이라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말한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인 캐시디 코리겐, 드디어 한 사건을 맡은 모양이다. 비록 누가 의뢰한 사건은 아니지만 두 아이들의 기특한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진짜 범죄자들의 뒤를 쫓게 된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이며 이성적인 어른의 눈으로 책을 읽어서 그런지 계속 봐도 꼭 한 거미 가족의 익살스러운, 하지만 나름 진지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것 같다. 주인공 로리가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그래도 곤충을 연상하게 하는 ‘랄프 라자르’의 재미있는 이 그림들을 보면서 독자들의 이유 있는 미소를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330페이지나 되는 책이지만 글밥 보다는 그림이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으니 페이지가 많아서 읽는데 전혀 겁을 먹지 않아도 되는,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의 엉뚱하지만 나름 진지한 발상을 엿볼 수 있는 탐정 소설(?), 슈퍼 명탐정 로리(1. 명탐정의 탄생)의 이야기. 앞으로 자칭 명탐정 로리와 그의 독특한 친구들과 가족들이 들려줄 새로운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