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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님의 서재
  • 수를 놓는 소년
  • 박세영
  • 11,700원 (10%650)
  • 2023-10-16
  • : 400

문득 거리를 지날 때도 저 길을 한 번 가볼까 하는 순간이 있다. 책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누군가의 추천과 좋아하는 작가가 있기에 이런 책들을 선호하지만 가끔 한 번씩은 그냥 직감적 끌림으로 책을 선택하기도 한다. 

 

박세영의 수를 놓는 소년은 직감적 끌림이 있었다. 그것은 우선 독특한 소재 때문이었다. 소년이 수를 놓는다? 소녀라면 별로 끌리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생각할 수 있기에. 근데 당연하지 않은 그래서 예상을 깬 이 지점이 좋았다. 하지만 병자호란에 수를 놓는 소년이라니 이건 너무 나갔다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일단은 그래도 읽어보고는 싶었다. 소설은 그저 소설로 읽어야지 역사로 읽으면 안 되니까. 

 

이야기는 병자호란이 배경이다. 주인공 윤승은 노예로 청나라 심양에 왔다. 호의를 베풀고자 한 행동 때문에 곤란을 겪었다가 자신이 가진 재능 때문에 일단 위기에서 벗어난다. 그런데 오히려 더 큰 곤경에 빠지게 되고 만다. 하지만 끝내 꿈을 향해 나아간다. 뭐 이것이 대략 줄거리다. 

 

재능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 재능이 때론 사람을 힘들게도 한다. 그래서 꿈이 필요하다. 주인공 윤승은 사부를 만나면서 차츰 삶에 대한 눈이 조금씩 떠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성장 소설이라고 할 만하다. 

 

역사적으로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이야기다. 이렇게 이야기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너무 단언했나? 우리가 어린 시절에도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처럼 행동하지 못하게 했다. 더구나 조선시대라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거기다 병자호란이란 전쟁 중에 자수를 할 수 있다고? 이렇다 해도 역사적 사실에 가설을 더한 이야기에 상상력까지 양념을 하여 좋은 요리를 만들었으니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재주를 갈고 닦는 것이 오롯이 나의 책임인 것처럼 이 재주를 어떻게 사용할지도 내가 결정할 일이라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윗 부분에 많이 공감했다.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꿈이 있어야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사용할지 정해야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다. 어느 대학에 가고 무엇을 전공하여 어느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꿈이 아니다. 뭐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뭐가 되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가 중요하다. 작가는 이 부분을 그래도 사부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머지는 받아들이는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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