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편견을 가진다.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란 과연 존재할까. 편견 없이 세상과 사람을 본다는 것도 힘들지만 편견만 가지고 세상과 사람을 보는 것도 힘들다. 학교는 편견의 기준으로 학생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능성의 존재로 모든 학생들을 보아야 한다.
이연주의 염원의 밤이란 소설을 읽었다. 처음부터 자수성가 혹은 자신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의 위치를 얻은 사람이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엄한길이다. 엄한길은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에 나올 법한 인물이다.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적 지위를 얻는다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 속에서나 가능한 것이었다. 이런 인물에게 뜻하지 않은 사건이 있는데 이것은 죽음과 모함이다.
죽음은 뭔가 극적인 요소가 필요할 때 작가들이 흔히 쓰는 이야기의 방식이긴 하지만 모함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주인공의 삶 속에는 죽음 보다 더 큰 모함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교육자로서 가장 높은 위치까지 올라간 엄한길은 모함으로 어이없게도 퇴직을 하고 만다. 나중엔 모함으로 밝혀져 떳떳함을 유지할 수는 있어도 그 과정에서 잃어야 했던 많은 것들이 있었다. 사실 엄한길조차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그 편견으로 사람을 보는 댓가를 어쩌면 혹독하게 치렀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더더욱 교육자라면 편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학창 시절을 추억해 보면 공부 잘 한다는 소위 우등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사는 그들에게 많은 특권 아닌 특권을 부여했고 감히 건드리기 쉽지 않았다. 공부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잘 할 수 있는 존재임에도 학생은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과 편견이 결국 수많은 가능성의 싹을 잘랐는지도 모른다.
책을 덮으며 과연 요즘의 학교에서는 편견 없이 학생들을 바라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학교 폭력은 일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공부를 잘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학생들의 폭력와 잘못을 그저 눈 감아 주는 일은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염원의 밤은 뭔가 요즘 세태를 고발하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자 우리가 가진 편견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보게 하는 그런 소설이기도 하다. 선입견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때론 선입견으로 사람은 스스로를 지키고 보호가도 한다. 다만 학생을 바라보는 교사의 시각은 이런 선입견을 버려야 하며 편견 없이 학생들을 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