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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님의 서재
  • 알아서 해가 떴습니다
  • 정연철
  • 9,900원 (10%550)
  • 2018-02-28
  • : 1,340

 동시는 잊어버린 아이 때의 마음을 돌어보게 하는 타임머신같은 존재이다. 아이들이 쓴 시에서 그런 감탄이 주로 나온다. 그런데 이 작가님의 동시는 하나 같이 무릎을 탁 치게하는 천진함과 아이의 시각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엄마가 외출하며 기분이 좋을 때 '알아서 해'와 이랬다저랬다 할 때의 '알아서 해', 아이가 잘 못했을 때의 '알아서 해'는 얼마나 다른 해인가? 시집을 펼치기 전 어떤 햇님이 뭘하나 싶었는데 그렇게 아이를 헷갈리게 하던 해가 바로 나였다니 아이에게 미안함이 든다.

 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지닌 시인은 동물들의 마음에도 합일을 보인다. 공원의 도도한 비둘기에게, 목이 말라 방학이 두려운 아이비화분에게, 산을 상처입히고 다니는 사람들이 무서운 산짐승들의 마음을 시로 이야기 하며 세상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나가 놀기도 두려운 내 아이에게 난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있는가 고민하게 만드는 깊이도 있다.

 한 없이 유쾌한 시에 낄낄대다가 한 달 째 병원에 있는 엄마의 소원은 할머니가 되는 것, 그래서 내 소원은 빨리 자라 엄마가 되는 것이라는 '장래 희망'을 읽고 그만 눈물을 쏟고 만다. 몇 주 전 시집이 도착했을 때 재미난 책도 다있다며 함께 웃었던 친청엄마가 오늘은 편찮으셔 누워계시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아픈 엄마여도 엄마가 증조할머니 되도록 사시면 좋겠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의 멘트:나는 '신의 한 수'라는 시를 재밌게 읽었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왜 제목이 신의 힌 수이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내용을 읽으니 제목이 딱 맞는 시라고 생각하였다.

나는 이 시를 다 읽은 후에 이런 속담이 생각났다.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 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그리고 이 시 집을 읽은 후에 시가 이렇게 재밌었나?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우리 할머니께서 한번 시집을 흘겨 보시다가 명필이라면서 좋아하셨다. 이렇게 재미있는 시를 더 많이 지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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