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둘. 적지 않은 나이인데 서울이라고는 다섯손가락 안으로 꼽을 만큼 다녀온 기억밖에 없습니다.
서울.을 떠올리면 끝이 어디인지 올려다봐야하는 빌딩들
눈이 어지럽게 가로지르는 도로들. 북적이는 사람들만 떠오르는 소도시에 살고 있지요.
'집에서 만드는 책'으로 알게된 '문희정' 작가님의 처음 책이
사진도 더 실리고 컬러로 개정되어 나왔다는 소식에 구입했지요.
열망만 가득하고, 무엇이 하고 싶은지 정확하게 모른채
아이 둘을 키우며 더운 여름 날을 보냈습니다.
아가들을 재우고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되면 '낭만서촌'을 꺼내어
골목골목 다니며 밤데이트를 했지요.
술술 넘어가는 책장이 아쉬워 오늘은 여기까지만.하고
다시 페이지를 넘겨와서 갔던 곳을 또 가보고 했습니다.
복잡할 것만 같은 서울에 이렇게 소박하고 다정한 곳이 있었구나.
신랑과 손잡고 그 골목들을 다니며 커피가 맛있다는 곳에서 커피도 마시고
전시회도 보고 생면 파스타도 먹고 봐야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언젠가 서촌에 가본다면
작가님을 통해 본 서촌과 많이 달라졌겠지요.
제가 살고 있는 이곳도 어제의 추억만 남겨둔채
하루가 멀다하고 다른모습을 합니다.
'낭만서촌'을 보고 잊었던 기억을 즐겁게 꺼내어 봅니다.
덥고 더웠던 여름날들을 그런 추억을 통해 견뎌냈습니다.
조금 허전한 느낌이 드는 가을 밤.
따뜻한 커피 한잔을 가져와 다시 분홍빛 책장을 열어봅니다.
가을을 그리고 겨울을 함께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