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느리고 마음은 급하면서 무엇이든 완벽을 추구하던 사람이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하루에도 몇 번이고 자괴감을 느낍니다. 아이를 만나기 전부터 학교는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요. 줄을 세우고 경쟁하고 오직 일등을 잘했다 치켜세우는 공교육에 아이를 던져 넣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부모의 생각 일뿐, 아이 본인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기에 10살이나 12살 즘 학교를 다녀보고 생각을 물어봐야겠다 마음을 정했습니다.
내 아이만 전쟁터 같은 공교육에서 쏙- 빼내어 자유롭게 자라는 것은 얌체 같기도 하고, 또래 아이들이 자라서 결국 함께 살아가고 사회를 이끌어나갈텐데 다 같이 잘 자라나면 좋겠. 생각이 들어 교육 전반적으로 관심이 깊어졌습니다. 학교교육의 역할에 대해, 교사, 부모를 비롯한 교육자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주신 저자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무슨 이야기지?’ 제가 알고 있던 믿음에 반하는 내용이 제법 있었습니다. 천천히 곱씹으며 깊은 헤아림을 알게 되었달 까요. 곰곰 생각해보니 저는 참으로 이기적인 사람이더군요. ‘겉으로는 모든 것을 수용한다. 그럴 수도 있지.’ 여기면서 속마음은 갸우뚱하며 이해하지 못한 나날이 많았습니다.
“ 아이들은 갈등 속에서 성장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서로 다른 성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다양한 어른이 있어야 합니다. 서로 전혀 다른 육아 전략을 지닌 어른들과 마주해야 합니다.
...성숙하는 아이란 여러 어른이 해주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들어야 할 목소리를 가려내 그 방향으로 걸어가는 아이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동체가 붕괴되고 핵가족화 되면서 마을은 고사하고 엄마 아빠 얼굴 보기도 힘든 시절입니다. 저는 감사하게 부모님 곁에서 살다시피해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조언도 얻으며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집 대문 열어두고 내 집처럼 아이들이 오며가며 밥을 먹고 놀고 둘레길을 뛰어다니며 해가지는 모습을 보기도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어딘가엔 공동체마을이 하나둘 생겨난다는데 그곳으로 가서 살고 싶다며 마음앓이를 한 적도 있지요. 내가 지금 있는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생각이 조금 달라도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이들을 만나려면 나부터 성숙해져야겠구나.’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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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에 대한 내용도 무척 마음에 와 닿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면 좋을지 어렴풋하게 마음으로 그리던 것을 선명하게 알려주어 감사해요. 저를 많이 돌아보았습니다. 어떤 인격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본 적은 처음입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금 느낍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조금씩이나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봅니다.
'지금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 뿐이다. 그들에게 책임을 묻거나 비판한다거나 몰아세운다고 해서 교육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지금 여기,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을 어떻게 지원하며 격려하고 힘과 신념을 실어줄 수 있을지, 그럼으로써 창의적인 궁리를 다양하게 할 방법은 무엇인지, 그러한 교육환경을 어떻게 정비하고 지원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일' 이라는 주장을 담은 '스승은 있다' 책을 읽어보려합니다. 선생님의 역량을 의심하던 잠깐의 시간이 부끄러움으로 되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