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복이네 떡집을 재미나게 읽었다. 그래서 주변에 초등생이 있으면 다른 책보다 먼저 손이가서 선물하곤 했다. 만복이네 떡집을 다 읽고 나면, 아이들은 '이거랑 비슷한 책 없어?'라고 묻곤 했다. 그래서 장군이네 떡집은 무척 반가웠다. 책이 나오자마자, 소원떡집과 세트로 동네서점에서 구매했다.
장군이네 떡집이 놀라웠던 건, '아이들의 잘못의 원인을 아이들이나 어른'의 일방의 책임으로 묻지 않는 것이었다. 많은 동화책들이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고, 잘못을 깨닫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김리리작가의 미덕은 그런 날선 가르침이 아닌, 이야기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면서도 적절하게 해결책을 제시해준다는 것이다.
장군이가 복이 없이 태어나서 말썽을 피우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성적도 나쁘다. 하지만 그건 장군이 잘못이 아니다. 그리고 장군이를 점지한 삼신할머니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장군이를 점지할때 하필이면 사천꽃밭에 면 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군이가 말썽피우는 원인을 그 누구이 잘못으로 돌리지 않는다. 그저 그런 거다. 아이들은 이렇게 태어날 수도 있고, 저렇게 태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색깔 저런 색깔 아이들이 같이 자란다. 어차피 아이들은 성장중에 있다. 그런 아이들을 단죄하지 않는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아이도, 또 그아이의 부모도, 삼신할미도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냥 그렇다고 말하는 것. 우리는 아이, 부모, 학교, 가정, 사회 등에서 원인을 찾는다. 그렇게되면 결론도 뻔하다. 하지만 김리리 작가는 장군이에게 적절히 떡만 건네준다. 그러면 장군이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성장한다.
장군이가 성장하는 과정도 감동적이고, 반가운 만복이도 나와서 더 좋았다. 김리리 작가의 특유의 이야기 풀어내는 솜씨와 유머가 여전히 살아있는 이야기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떡집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