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이는 팔미호』/함영연 지음
“천체에서 세포까지, 우주는 스토리로 움직인다.”(『스토리텔링 원론』, 신동흔)
작가는 말의 발명가입니다.
낱말 하나를 발명한 덕분에 사건이 생겼습니다.
‘여우’하면 상징처럼 그려지는 꼬리 아홉개인 ‘구미호’ 세계에 느닷없이 꼬리 하나 부족한 ‘팔미호’가 태어납니다. 그것 때문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토리가 생기고 책이 되어 우리 앞에 왔습니다. 함영연 작가님의 <산들이는 팔미호>입니다.
꼬리 하나, 더 있고 덜 있음이 사연을 만들고 궁금증을 던집니다. 꼬리 하나가 붓이 되어 작가의 상상력을 들려줍니다
『스토리텔링 원론』에서 신동흔 작가는 “천체에서 세포까지, 우주는 '형상을 이루고 의미를 빚는' 스토리로 움직인다.”고 했습니다.
<산들이는 팔미호>에 등장하는 여우 ‘산들이’는 꼬리가 여덟개, ‘이수’는 열개인 변이종(變異種)으로 태어나서, 놀림거리와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가치는 결핍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금붕어와 네 잎 클로버는 돌연변이임에도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장애와 비장애라는 이분법적 분리 표현 대신에. 장애와 비장애가 따로 아닌 하나라는 의미로 ‘무장애’라는 말을 쓰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가깝고도 먼 우리’라는 울타리 세상을 무장애로 무장해제 시켜,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산들이는 팔미호>는 ‘다름’에 관한 문제를 바탕으로 하면서, 인간 중심의 차원에서 벗어난 타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산들이는 팔미호>에서 작가는 인간들의 일상에 스민 여우의 형상과 관련한 속담과 관용어를 양념처럼 살짝살짝 넣어, 이야기 간을 맞추면서 읽는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아무리 유익한 책이라도 그 반은 독자가 만든다" (볼테르)고 합니다. 장편동화 한 권을 쓰기까지 흘린 땀과 시간이 보람 있도록 『산들이는 팔미호』가 많은 사랑 받기 바랍니다.
함영연 작가님, 발간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