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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 연기 인간
  • 알도 팔라체스키
  • 14,940원 (10%830)
  • 2023-04-10
  • : 233



<연기 인간>은 1911년에 초판이 출간되었고, 1958~1962년 다섯 번째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무려 다섯 번의 개정판이 출간될 정도이니, 작가 알도 팔라체스키가 <연기 인간>에 쏟은 정성이 보통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죠.


<연기 인간> 속 군중들은 연기 인간이자 주인공인 페렐라보다 더 가볍기 그지없어요. 그들의 변덕은 연기로 이뤄진 주인공보다 훨씬 가볍게 뒤집히고 또 뒤집히거든요.


시작부터 골 때립니다.


소설의 시작은 우연히 연기 인간 페렐라가 발견되면서 시작되요. 그리고 그를 발견한 군중들은 페렐라의 의도와 별개로 온갖 추앙을 합니다.


그날 이후로 페렐라는 근위병부터 시작해서 근위기병 그리고 나악 화가, 시인, 하인, 박사, 사진사, 은행가 나중엔 대주교와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페렐라와 대화할 기회를 얻은(?) 이들은 연기 인간인 페렐라에게 온갖 호기심을 갖고 자신들의 욕망을 마구잡이로 퍼붓습니다. 그 과정은 마치 소설이 아닌 연극처럼 느껴졌어요. 생동감이 넘치는 동시에 관중들의 광기가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페렐라를 향한 군중들의 의미 모를 존경심은 순식간에 뒤바뀝니다. 그 과정은 너무나 갑작스레 다가오지만, 또 개연성이 있어 눈물나게 뒤통수가 얼얼해요.


실체가 불분명한 연기 인간을 제멋대로 떠받들다가 제멋대로 쳐내는 군중들의 광기와 모순이 읽는 내내 소름 끼쳤습니다. 꼭 읽어보시길 추천 드릴게요. 페렐라가 원하는 대로 가볍게 읽히고 결말도 다른 의미로 가볍지만, 절대 스토리 자체는 맥 없이 가볍진 않을 거에요.


"영혼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요?"


"영혼은 정신입니다."


"그게 보입니까?"


"정신은 보이지 않지요."


"그렇다면 당신은 사람이 하늘로 오르는 걸 보신 적이 없다는 겁니까?"


"우리에게 보이지 않아도 선택받은 모든 정신은 하늘로 오릅니다."


"다른 정신은요?"


"다른 정신은 아래로, 지옥으로 묻힙니다."


"더 무겁기 때문에."


"물론이죠. 죄의 무게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바로 그거군요."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적은 리뷰입니다.


간만에 텍스트로 광기를 느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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