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하며,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이미지를 넣기 전의 페이지를 접하는 건 익숙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쇄된 책을 통해 보는건 굉장히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이미지는 비어 있지만, 그 공백을 바라보니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떠오르곤 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도시의 문제들이 현재 도시를 둘러싼 문제와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이 책은 단순한 트렌드를 알려주는 지식서를 실용적인 도시 분석서에 가깝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즐겨보는 사람으로서도, 이 책은 훨씬 더 깊고 입체적으로 각 도시의 현황을 짚어주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시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부산이라는 지역에서 살아오며 늘 고민해온 문제들을 인문학적·경제학적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우리가 이 도시를 어떻게 살리고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지 새롭게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2026년 도시의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되어 줄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8년, 광안리 바닷가를 따라 갑자기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을 보고 거주지를 이동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당시 바다에서 찍던 사진을 살펴보면 지금과는 건물의 높이와 갯수가 확연히 눈으로 차이가 납니다.

2020년 영주동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부산역 앞에 거주하며, 부산 북항 재개의 공사 현장을 사진 속 산복도로에서 봐왔습니다. 2025년을 들어서며 부산은 요즘’ 아파트의 도시’라고 부르는 말을 많이 듣곤 합니다. 근처 동래 백화점 역시 결국 주상복합으로 재개발 될 것 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곳곳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건물들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힙니다.

그동안 느껴온 이러한 감정들이 도시 문제의 실체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 이 책을 통해 이어질 것 같습니다. 도시의 모습이 왜 변화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고민해야하는지 이 책을 통해 시작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소 유튜브에서도 김시덕 작가님 도시 콘텐츠를 찾아보는데, 책에서 또 만나 의미있었습니다.
*서평단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