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에도시대를 생각한다
돌아온탕아 2026/09/2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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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
일본 학자가 쓴 에도시대 연구서이다. 에도시대와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화 사이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주장을 담았다.
저자가 보기에 현대의 우리가 ‘일본적인 문화‘, ‘전통 일본‘으로 여기는 요소들은 대부분 에도 시대에 확정된 것들이다. 이 시기에 일본은 오랜 전란 끝에 에도 막부 정권의 강력한 영도 아래 평화를 맞으며 지방이 각기 분산되고 고립된 형태를 벗어나 상호 연결되고 에도(도쿄)를 중심으로 하나로 묶이는 질적인 변화를 겪는다. 제한적이지만 나름대로 고도화된 관료제가 발전했으며 참근교대 제도 등으로 인해 도시에 물자가 모이고 사람도 모였다. 서민들도 상당수 글을 깨우쳐 지식인으로 등장하기도 했고 대중 대상의 저렴하고 일반화된 예술이 널리 퍼지기도 했다(하이카이(하이쿠), 우키요에 등). 난학 등 서양 문물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전국의 다양한 지식인들이 신분을 뛰어넘어 연대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유학이 일본식으로 이해되었고, 중국이나 조선과는 달리 실제 물질세계를 끈질기게 이해하고자 하는 경향이 발달했다는 게 이 책의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지점. 이를 바탕으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중국이나 조선의 그것과는 달라지게 되었고, 근대화의 성공 여부 역시 갈렸다는 것. 여기에 에도 시대 전반에 걸친 사회 경제적 변화의 저력이 합쳐져 메이지 유신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는 이야기인데.
꽤 논리적으로 들리기도 하고, 이런 유의 주장을 펴는 비슷한 책을 예전에 읽어보기도 한 터라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사실과 100% 들어맞는 설명인지는 모르겠다. 사실 일본의 ‘성공적인 근대화‘라는 것에는 서구 열강의 침략이 상대적으로 덜 직접적으로 이어졌다는 ‘행운‘이 80% 이상 작용한 것이 아니었던가. 물론 일본 자체의 저력도 작용하기는 했겠고, 동시대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그나마 ‘때깔‘이 가장 괜찮았던 나라이기도 했지만은. 행운이냐, 저력이냐. 메이지 유신이라는 것은 과거와의 단절이냐, 과거와의 연속성이냐. 진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
거기다가, 유학과 성리학의 수용과 교류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직수입했다는 내용만 언급하고 있고 왜 조선통신사를 통해 교류했던 이야기는 쏙 빼놓고 얘기하는 것이냐 이 저자는. 열받게시리. 저자가 일본인으로서 조선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무시한 것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강조하는 것만큼 실제로 일본에서는 조선통신사의 사행이라는 것이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 그저 그런 이벤트에 불과했던 것이었는지. 이 역시 진실은 그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것일까? 알아봐야겠다.
이 책의 논조에 수긍하는 것과는 별개로 눈길을 끄는 내용들이 꽤 있기도 했다. 일본적인 선종 불교 발달을 언급하면서 불교문화가 일본 문화에 녹아들어 간 흔적을 언급했는데, 거기에 ˝현관˝과 ˝점심˝이라는 단어를 일본인들이 불교에서 일상으로 가지고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오 그래? 그 두 단어는 우리도 당연하게 무척 많이 쓰는 말인데. 우리가 그 말을 이렇게 많이 쓰게 된 연원이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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