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adam274님의 서재
  • 긴 작별 인사
  • 오수영
  • 13,500원 (10%750)
  • 2024-10-21
  • : 19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긴 작별 인사‘는 오랜 투병생활 끝에 모친을 여읜 작가가 그 죽음과 상실을 어떻게 인정하고 감당하려 해왔는지를 담은 애도일기이다.


책에는 모친과 가족에 대한 지나간 기억들과 그 존재의 상실에 대하여 느껴온 일상 속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메모들이 담겨있다.

각각의 메모를 작성했던 시공간의 차이와 그 순간에 가졌을 생각과 감정들의 간극 때문일지 모르겠지만, 하나씩 읽어가며 느꼈던 글과 글 사이의 희미한 여백들이 작가의 상실감과 공허함 같이 느껴졌다.

‘엄마‘라는 커다란 존재를 잃고 슬픔이라는 단어만으로는 표현하기 부족한, 잠잠하면서도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작가의 한문장 한문장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작가는 이런 일련의 아픈 시간들 속에서 메모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어머니를 애도한다.


‘긴 작별 인사‘의 목차는 [겨울 / 다시, 겨울 / 그리고, 봄]이라는 세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슬프고 힘들었던 마음 속 두 번의 겨울을 지내고 난 뒤 비로소 일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봄을 맞이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2022년 발행된 초판의 내용이었다면, 2024년 9월에 쓴 [개정 서문]은 작가가 덧붙인 또 하나의 장(章)이라는 생각도 든다. 초판에서는 마음이 무너질까 차마 쓰지 못했던 ‘엄마‘라는 말에 대한 감정이 비로소 슬픔과 아픔을 딛고 그리움과 고마움의 마음으로 전환되어 온전히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작가가 과거 맞이 했었던 그 ‘봄‘ 다음의 이야기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죽음과 상실에 대해 생각하고 또 그 슬픔의 크기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나의 슬픔을 다루는 방법과 타인의 슬픔을 마주하는 법, 그리고 그동안 얼마나 그것에 사려깊지 못했던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존재와 죽음 그리고 앞으로 이어가야 할 삶과 그 삶을 함께 살아갈 여러 동반자들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짧고 잔잔하면서도 여러가지 경건한 화두를 던져주는 책이다. 작가의 힘들었던 마음이 전해져 책에 대해 몇자 쓰면서도 감히 그 감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