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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그리기님의 서재
  •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 하야마 아마리
  • 11,520원 (10%640)
  • 2012-07-20
  • : 11,836
킬링타임용 영화 한편을 본 느낌.
‘제1회 일본 감동대상‘(감동 받을 일이 너무 없어서 이런 상까지 만든건가?)에서 무려 대상을 받았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한다.
스물 아홉살 생일에 3평 원룸에서 생일을 자축하던
아마리는 땅에 떨어진 딸기를 줍다가 뚱뚱하고 못생긴 데다 비정규직에 애인도 없고 미래의 희망도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순간 티비에 나오는 라스베거스의 화려한 풍경에 시선을 뺏긴 그녀는 이렇게 비참하게만 살다 죽긴 억울하다며 1년 후 서른살 생일에 라스베거스에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후회 없이 화려하게 보내고 죽으리라 결심한다.
다음날부터 라스베거스 여행경비를 모으기 위해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아마리.
심지어 긴자의 호스티스와 누드모델까지도 서슴 없이 하면서 틈틈이 영어까지 배운다.
그렇게 1년이 지나는 동안 아마리는 예전과 전혀 다른 적극적이고 두려울 것 없는 성격으로 변하고, 목표했던 돈을 모아 생의 마지막 시간을 불태울 라스베거스로 떠난다.
고급 객실에서 6일간의 사치와 호사를 맘껏 누린 그녀는 마지막날인 자신의 생일이 되자 남은 돈을 전부 들고 카지노로 가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건 처음이자 마지막 도박을 한다.
그날밤, 객실로 돌아온 그녀는 남은 돈을 계산 해본 뒤
아직 5달러가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자살 하지 않기로 한다.
남은 돈이 있으니 자신이 승리 한거라고 믿으면서.

쉽고 재미있는 내용이라 술술 읽히는데, 솔직히 책을 추천 해주면서 후배가 강조했던 감동은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 충동적인 자살 시도를 포기한 그녀가 1년동안 오로지 ‘라스베거스에서 화려하게 죽겠다‘는 목표로 열심히(긴자 유흥가의 호스티스까지 하면서) 사는 것에 공감 하기가 쉽지 않았고, 자살을 포기한 그날 이후 이미 이전과 다른 삶의 의지를 갖게 되었음에도 기승전 라스베거스만 생각하며 달려가는
모습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냥 그렇게 계속 살아!
그 마음으로 잘 살면 되는건데 왜 자꾸 죽는대!!
그렇게 안 가리고 뭐든 열심히 할거면 죽을 이유가 없잖아!!
이런 답답함이 읽는 내내 마음 한켠에서 계속 부글부글..
그래서였을까, 마지막으로 정산 한 뒤 5달러가 남았다며 계속 살기로 하는 그녀의 모습에선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나왔다.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이런 마음?

무엇보다 감동실화임을 강조 했음에도 예전에 익명의 제보자를 앞세운 자극적인 수기로 판매 부수를 늘렸던 여성지의 ‘충격실화‘를 읽는듯한 느낌 때문에, 과연
이 중 얼마나 진실일까? 각색이란 미명 아래 얼마나 많은 에피소드가 만들어진 걸까? 하는 의심을 계속 품고 읽었으니 공감이나 감동은 언감생심일 밖에.
굳이 분류 하자면, 실화 소설과 수기와 자기계발서의 교집합 어딘가 낯선 자리에 놓일법한 장르의 이야기.
그래도 ‘죽을 힘으로 살면 뭐든 할 수 있다‘고 하셨던 어르신들의 말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선 점수를 줄 수 있는 책이다.

ps. 감상을 쓰며 검색 해보니 인생책이라는 엄청난 호평부터 감동의 쓰나미, 영원히 못잊을.. 등의 예상 못했던 칭찬들이 넘쳐서 당혹스럽네.
이웃님의 말씀처럼 나에게 좋은 책이 누군가에겐 안좋을 수도 있는 거긴 하지만, 이렇게나 심하게 다른 온도 차는.. ㅜㅜ
어쨌거나, 그러므로(?) 이건 순전히 나만의 감상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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