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가장 큰 목표이고 행복은 아내가 즐거워하는 것이고 아내와 함께 잘 지내는 것이다. 결혼 후 아내와 잘 지내기 위해 페미니즘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책 제목처럼 여자를 공부하는 여자는 아닌 여자를 공부하는 남자이지만 여성들도 본인들이 겪은 수많은 상황 가운데에서 무엇이 차별이었고 억울했는지, 혹 내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어떤 상처가 나있었는지 알게 되고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가는데 페미니즘은 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이 책 한권을 읽으면 무려 29권을 더 읽은 것 같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저자가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서 그 책에서 알게 된 것들로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발전해나가는 독후감의 모음집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놓기만 하고 읽지 못했던 책들, 사서 봐야지 했던 책들을 본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저자의 공부는 단순히 지적 유희가 아니라, 앎을 삶으로 살아내는 치열한 시간이 담겨져있다는 것이다. 아마 그것이 공부의 가장 큰 목적이고, 바른 방향이 아닐까 싶다. 남성이라는 한계로 직접 경험하진 못하지만 여성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 아무 생각없이 가해자의 자리에 섰던 것들, 알고 있었으면서 나도 모르게 또 성차별과 고정적인 성역할에 서있던 순간들도 되돌아본다. 앎을 삶으로 바꾸는 것은 여전히 실수투성이고 아는만큼 살아가지 못해 때론 좌절하기도 하지만, 이런 기록들은 지난 잘못들을 허루투 지나치지 않게 하는 것 같다.
다양한 책이 나오고 각각의 이슈들이 저자의 삶과 맞닿아 절묘하게 그리고 공감하기 쉽게 적혀있다. 덕분에 여자 공부를 조금 더 할 수 있었다. 여자 공부하는 남자의 길이 멀고 험하지만 이런 책들의 도움을 많이 받기에 어제보단 조금 더 아내를 이해하고 아내와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