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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MI님의 서재
  • 최저임금 쫌 아는 10대
  • 하승우
  • 11,700원 (10%650)
  • 2019-03-29
  • : 2,719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사회의 쓴 맛을 보게 되는 첫 번째 시발점은 아르바이트일 때가 많다. 다음세대니 미래를 짊어질 세대니 하는 어른들에게 물건처럼 취급당하고 마땅히 받아야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 사회에서 보호받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해야 할 청소년들이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될 반면교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너 학교에서 근로지군법 안 배웠지."

"안 배웠지. 아니다, 사회과에서 배웠나. 본 거 같은데 샘이 자세히 설명은 안 해 줬어. 그게 뭔데?"

"아니, 노동자 권리 가르쳐 주지 않을 거면 학생들 알바로 못 뛰게 해야지. 학교란 게 말이야." _p.14

까칠한 삼촌과 철부지 조카가 등장해서 나누는 첫 대화다.

학교에 있을 때는 누구나 서울대, 연고대를 가는 줄 알았다. 누구나 전문가가 되고, 기업을 일으키는 사장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99% 이상 노동자로 살아가게 된다. 근로계약서가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한 채 경제활동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노동법을 가르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내가 살아가면서 의아했었고, 지금의 청소년들을 보아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학교과 사회를 보면 답답해진다.

그러나 한숨만 쉬고 있을 수 없다. 이렇게라도 보고 배워야지.

이 책은 일단 재미있다. 삼촌과 조카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10대 뿐 아니라 노동법에 대해 들어본적 없는 성인들에게도 아주 좋은 입문서다.

최저 임금에 대한 여러 오해들을 풀 수 있다. 최점 임금 뿐 아니라 분배적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경제는 성장했는데 일반 서민들의 삶은 더 퍽퍽해지는 빈부의 격차가 끝이 보이지 않게 벌어지는 가운데 최고 임금제에서도 다룬다.

기초적인 지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요즘 가장 핫한 최저임금에 대한 여러 당사자의 입장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들이 단편적으로 외치는 것에 많은 허점이 있는 것도 발견한다. 최저 임금 뉴스들을 접하면 가장 의아한 것이 최저 임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나 역시 최저임금으로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말이다. 수많은 경제지는 기업의 논리를 대변해줄 뿐이다. 이럴 때 과연 그 주장들이 맞는지 의심을 품고 그 의심에 답을 찾아갈 때, 이 책은 아주 기초적인 근거들을 제시해준다.

노동자에게만 고통을 가중시키고, 그 노동자중에서도 청소년과 장애인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중시키는 사회 구조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한다. 기업과 정부 그리고 노동자 모두가 균일하게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가진 자가 많은 고통을 분담하는 사회에 대해서 고민하게 한다. 이를 위해 최저 임금을 정하는 것부터 그리고 앞으로 쟁취하는 것까지 정치에 대한 혐오가 아니라 정치에 대한 임무를 생각하게 한다.

직업에 귀천이 없어지려면 노동에 대한 당연한 대가와 권리를 누리면서 당당하게 노동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사회 가운데에서 당당하게 노동할 수 있는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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