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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
  • 김나현
  • 16,200원 (10%900)
  • 2025-10-15
  • : 575
참 신기한 소설이었다. 뭐라 딱 정의 내리기 어려운데..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각각의 스토리와 비밀이 밝혀질 때마다 이야기의 장르가 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건조한 드라마였다가 미스터리였다가 은중과상연같은 지긋지긋하게 사랑하고 미워하고 서로를 못 견디면서도 끝내 받아주는 먹먹한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결국 나중엔 뭐가 진짜 일어난 일인지도 불분명해지는 시점이 오는데 이상하게도 이 소설에선 그런 걸 따지는 게 전혀 중요하지 않게 느껴진다. 어쩌면 우린 다 이 세상에서 ‘나’라는 배역을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삶이라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 덜어내고 덧붙이고 각색하고 지우고 다시 쓰는 일. 그 모든 선택도 모든 시간도 결국 다 나 자신이고 내게 일어난다.

읽으면서 내가 배우가 돼서 여러 사람의 생을 체험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긴 꿈을 꾼 것 같기도 했다.

상큼하고 귀여운 표지에 비해 생각보다 더 묵직한 여운과 짙은 잔상이 남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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