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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사랑님의 서재
  • 유대인의 역사
  • 폴 존슨
  • 40,500원 (10%2,250)
  • 2014-08-04
  • : 1,148

평소 유대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성경은, 특히 구약 성경은 유대인(넓게는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성경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연구는 필수이기도 때문이고, 언젠가 음모론을 접하게 되었는데, 음모론에 꼭 등장하는 사람들이 유대인들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하여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부터이기도 하고, 또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으로 일컬어지고, 노벨상을 가장 많이 탄 민족이기도 하면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민족이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에서 이스라엘이 무차별적으로 가자 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에게 공습을 자주 펼쳐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이스라엘이 왜 팔레스타인을 이렇게나 공격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들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어느 한 사람의 한 시점에서의 행동이나 행동에 대한 동기를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현 시점까지의 행적(가족 관계, 자라온 환경, 읽거나 본 것 등)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유대인이라는 민족을 알기 위해서도 민족의 기원, 형성 과정, 민족의 종교, 민족의 생활 방식, 민족의 역사 등을 알아야 현재 유대인들에 대해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유대인들과 관련하여 접했던 책들은 주로 성경 해석을 위한 책들 위주여서 아브라함부터 AD 1세기까지의 역사만 다루는 책들이었고, 다루는 방식도 신앙적 관점에서 바라 본 역사이다 보니 생각을 확장해가는 것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 또한 한편으로는 경제와 관련된 유대인들의 책들을 보다보니 로스차일드가를 중심으로 한 음모론 관련 책들이 많았는데, 이 책들을 통해서 접한 정보들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신뢰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었다. 게다가 이러한 책들을 띄엄띄엄 보다보니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 되지 않는 측면도 있었다.

 

이 때 마침 폴 존스의 [유대인의 역사]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필자는 책의 두께를 보고 지레 겁을 먹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의 목차를 보고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저자는 크게 7단락으로 나누고,각 단락을 소단락으로 잘게 나누어 소제목을 붙여서 독자들이 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은 유대인의 기원에서부터 20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의 유대인의 역사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유대인의 기원(역자도 이야기하지만 유대인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이 되는 아브라함부터 1980년대의 유대인에 이르기까지의 긴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데, 저자 반유대적인 관점이 아닌, 유대인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으로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택하셔서 언약을 맺고, 그에게 땅과 민족을 허락하셨는데, 하나님은 약속 대로 그의 후손에게 땅과 민족을 허락하셨지만, 그의 후손들은 범죄함으로 인해 그 땅에서 쫓겨 났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버리지 않으셨고, 그들을 단련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보내셨으며, 유대인들을 멸시하고 죽이려고 하는 반유대주의적 세계 속에서 그들은 살아남아 결국 그들은 팔레스타인 땅에 그들의 나라를 세우게 되었는데,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결론을 맺는다.

 

 

이 책의 결론 부분에서 저자는 유대인의 역사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4,000년 이상 유대인은 자기들이 위대한 생존자일 뿐 아니라 운명의 힘이 몰아넣었던 여러 사회에서 적응해 나가고, 그들이 인류의 안락함을 위해 제공해야 했던 것들을 이해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p. 977

 

“유대인은 자기들이 특별한 백성이라는 점에 의문을 품지 않고 열정적으로 믿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수천 년이나 계속된 결과 참으로 특별한 백성이 되었다. 그들이 특별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스스로 그런 역할을 자기들에게 부여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유대인의 역사를 이해하는 열쇠인지도 모른다.” p. 983

 

이 책의 역자도 ‘옮긴이의 말’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폴 존슨은 유대인의 역사를 서술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만의 역사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역경에 처해도 창조적으로 이겨내고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와 목적을 좇는 독특한 유대 민족의 시각에서 혹은 고난 받은 천재들의 입장에서 세계사를 다시 쓰는 작업이라고 했다” p. 987-988

 

 

이러한 결론을 얻기까지 저자의 노력은 책 곳곳에 드러난다.

 

1. 저자는 성경 외에도 수많은 자료들을 인용하여 유대인의 역사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특히 1부와 2부에서는 많은 고고학 자료들을 인용하고 있다. 주가 무려 1,200개가 넘는다.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자료를 읽고, 연구했는지 알 수가 있다.

 

2. 저자는 유대인의 역사와 관련하여 인물뿐만 아니라 현대 유대인의 사상을 이루고 있는 뿌리에 대해서도 폭넓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대 유대인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3. 저자는 각 단락 별로 소단락을 세세하게 나누어 소제목을 붙였는데, 그럼에도 소단락들이 서로 내용이 연결되어 흐름이 끊기거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없었고, 오히려 이 책의 큰 맥락을 알고 나서 차후에 세부적인 부분을 찾아볼 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이 책의 특징은 책 뒤편에 있는 용어 사전과 색인이다. 책을 읽다보면 처음 보게 되는 용어도 있는데, 이러한 용어들에 대해서 알기 쉽게 따로 정리해주어서 독자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고, 차후에 궁금한 내용이 있어 책을 다시 찾아볼 때 어렵지 않도록 독자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줄간격과 글자 크기, 페이지 디자인 등도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 중간에 스파라디 유대인과 아슈케나지 유대인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이 중에서 백인 계통의 아슈케나지 유대인의 유래에 대해서 설명 없이 넘어가는 점이었다. 아마도 저자의 유대인에 대한 관점 때문에 누락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유대인의 역사와 관련하여 접했던 책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한 쪽으로 치우쳐있던 유대인에 대한 필자의 관점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게 했다.

(그렇다고 필자가 유대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에 대해서 동의한다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아브라함부터 20세기 후반까지의 유대인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이 책을 유대인의 역사에 대한 개론서로 추천하고 싶다. 물론 신앙적 관점에서 읽는 것에 익숙했던 그리스도인들은 1부와 2부에서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고, 유대인에 관하여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도 조금은 불편할 수 있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위와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우리가 유대인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특히나 현대의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와 현대의 디아스포라 유대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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