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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h408님의 서재
최근에 한강이라는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강의 소설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은 결코 만만하진 않습니다. 대다수의 독자들은 감수성의 폭이 좁아있기 때문에 시적이고 몽환적인 문학적 기교를 많이 동원한 한강의 소설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 만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강의 소설을 읽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이에게 주변에서 흔히 하는 이야기는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한강의 소설을 반복적으로 읽으면 가슴에 와닿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독자들은 한강의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집요하게 물고늘어질 정신적 육체적 여유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문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들에게는 가능한 방법일 수 있으나 일반인이 이렇게 난해한 문학을 정복하는 것은 너무 이상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문학적 미적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사실 미학적 완성도가 높은 책을 이해하는 첩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강의 소설은 그래도 분량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마르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나 최근에 출간된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을 이해하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흔히 추천하는 단순한 반복으로 읽어낸다는 것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문학과 예술의 감수성을 제대로 키워낼 수 있을까요? 의외로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상수행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어떤 세밀한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결국 저자나 주인공의 입장으로 감정이입이 되어 완전 몰입이 핵심인데, 이를 위해서는 <나>의 잠재의식의 방해물들을(예를 들면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관념들, 선입견, 거부감등) 명상을 통해 제거하면 됩니다. 최근에는 좋은 명상방법이 많이 소개돼있고, 전문적인 명상센터에서도 명상법을 가르쳐 줍니다. 만약 프루스트나 그 수준의 난해한 소설을 읽고싶은데 잘 읽히지 않는 분은 단순히 언젠가는 읽다보면 이해가되겠지 하고 막연하게 읽기보다는 명상수행을 하시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됩니다. 명상 자체에 관한 책도 많고 잠재의식을 다룬 책들도 많지만 스캇펙의<아직도 가야할 길>을 추천합니다.

만일 당장은 명상을 배울 여유나 시간이 없고 의심이 간다면, 지금 당장 어려운 책을 반복적으로 읽기 보다는 각자가 이해하기 쉬운 책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수준별로 읽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선택이 될 것입니다.

세밀한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스토리텔링 위주로 구성된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 매우 현명한 선택입니다. 추리 소설(3대추리소설은 필독이고, 일본 추리소설도 좋습니다.)로 독서에 흥미를 붙이고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앞으로 독서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 다음 단계는 서양철학사부터 읽어나가며 철학을 공부하시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세상을 보는 눈이 바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단계를 거치고 나면, 꽤 난해한 소설도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읽을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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