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찌니주의보
제로북_서재 2026/08/2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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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주의보
- 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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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6-08-17
: 94,480
#찌니주의보
#정지아
#창비
<229p><별점 : 5>
나는 사투리를 사랑한다.
공동체의 힘을 믿는다.
사람 냄새가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을 처음 읽었을 때의 기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출간부터 지금까지 매해 겨울이면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는다.
아직까지 내 기준 한국 소설 중 재미 면에서 1등이다.
<찌니주의보> vs <아버지의 해방일지>
재미만으로 본다면 <찌니주의보> 승!
대중적은 측면의 인기를 예상했을 때는 후자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정지아 작가가 어머니 돌봄의 이유로 구례에 내려와서 드디어 장편을 쓸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나온 첫 작품이 <아버지의 해방일지>였고, 10년이 넘게 살면서 찐 구례인이 되어 나온 작품은 <찌니주의보>다. 사투리에 흠뻑 젖은 이야기는 전보다 유머 포인트가 많지만, 그만큼 어떤 이에겐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사투리는 돌려 말하는 법이 없다. 직설적이고 날카롭고 더 과장되어 표현한다.
고맥락은 쿠션이 아니라 돌려까기 또는 지나친 과장까지 더해져 후벼판다.
하지만, 이들이 이 말이 생활 언어다. 사투리를 표준어로 번역하여 해석하면 불편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들에겐 그게 보통의 언어다.
시골은 시계가 천천히 간다.
토지의 박경리 선생님도 말씀하셨다. 시골은 변화가 느리다고..
어느 지역은 아직도 구한말을 살고 있는가? 싶은 사고방식이 남아 있다.
마을의 평균 연령이 78세. 60세 이장이 청년, 그의 아내 쑤언은 40으로 이 둘의 힘으로 낮춘 평균 연령이다. 그 평균 연령은 72세로 확 낮춘 인물들이 마을에 터를 잡았으니, 키가 크고 늘씬한 성진과 작은 혜진이다. 이 낯선 이름을 외우기 어렵기에 마을 어른들은 큰 찌니, 작은 찌니로 부르기로 한다. 마을 사람들과 크게 어울려 지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친하게 왕래하는 어른이 생겨 그럭저럭 마을에 자리를 잡은 찌니들.
그런데!
찌니들이 말이여. 레지랴 레지.
구례 바닥서 다방 구겡 못헌 지가 십년도 넘었그마 레지는 먼 놈의 레지! 새 레지가 왔으먼 나가 모를 리가 없제. 구례 바닥서 나 안 거치고 물장사가 되가니! 20-21p / 자랑이유 한씨 아재.. 🤦
여자끼리 그럴 수가 있는감?30p
당장 쪼까내세! 32p
겨우 피해서 온 곳에서 또다시 휘청거리는 찌니들. 여전히 찌니들은 대처할 방법을 알지 못했다. 가장 가까이 지냈던 장씨마저 그들을 외면하니 이 마을에서도 떠나야하나?
남자여자 거시기허는 것은 안 거시기허고 여자끼리 거시기허는 것은 영 거시기한갑소이? 45p
쫌 글잖애.
사램 사는 거사 다 제각가이제. 사램이 밥만 묵고 살가니? 코쟁이들은 밥 안 묵고 살아도 우리보담 키도 크고 덩치만 좋대. 고것은 거시기 안 헙갑제? 45-46p
지금은 곁에 없는 한없이 자기 곁을 지켰던 시어머니 양촌댁에게 배운 찰진 한국어로 어정쩡하게 대처하는 이장에게 쏘아대는 쑤언의 지지와 찌니들의 지인 기화가 닭 양육을 이 마을에 맡기게 되며 다시 집 밖으로 찌니들이 나오게 되는데…
느그들이 난 년들이다, 난 년들이여. 한 년이 아프먼 딴 년이 밥이라도 채릴 것 아니냐. 225p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서는 놀랄 만큼 열린 사고를 품는 시골 어른들.
어른들은 원래 새로운 것에 대한 습득이 늦는 편이니까.
그들이 경험할 때까지 조금 기다린다면 언젠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날이 온다.
국적, 나이, 성별, 성정체성은 달라도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죠. 생각은 같잖아요.
우리에게 불가능은 없다네, 푸른 꿈을 펼쳐나갈 내일이 있으니까~ (가사 변형. 김성희 / 세계는 친구/이 노래 아는 분이 있으실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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