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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bellfive님의 서재
  • 인간들 이야기
  • 이스카리 유바
  • 15,030원 (10%830)
  • 2024-10-24
  • : 1,170

# 01. 겨울 시대.


오래전 세상은 눈에 덮였다. 조상들은 이러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겨울'에 적응할 수 있는 생명체들을 만들기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은 한 듯 싶다. 하지만 자연은 그런 인간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어딘가 따뜻한 곳이 있을 것이란 희망은 버리지 않는다. 이 글의 주인공 엔주와 야치다모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그들의 여정이 시작 된다.


이번 단편과 반대의 날씨로 달려가고 있는 우리 지구에서의 구성원들도 단편 속 사람들과 같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상태가 좋아지고 있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도 겨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는 것 아닐까? 이번 단편은 글의 분위기가 어둡거나 무겁지 않지만 현재 우리 미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한편 힘든 세상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도 완전히 망가진 지구에서 살고 싶지 않다.



# 02. 즐거운 초감시 사회.


실시간으로 서로를 감시하고 자유가 없는 세상. 생각만해도 숨이 막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번 소설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감시하는 것을 즐길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단편의 세상에서 서로를 감시하는 것이 폭력이자 부당한 행동이라는 것을 배우기 전에 감시가 잘못된 것이 아닌 당연한 것이라 받아들이게 되다면, 그것은 부당하고 폭력적인 것이 아닌, 일종의 즐거운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감시' 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또한 감시를 하지 않으면 고립되는 것이라는 문장을 읽으며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였다. 확실히. 애초에 감시가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에서 혼자가 된 기분이들 것이다.그것이 자유라는 사실도 모른채 말이다.


이번 단편 역시 무거운 주제를 유머스럽고 부드럽게 풀어내 읽기 좋았다. 다음 단편은 어떤 생각을 줄까? 기대된다.



# 03. 인간들 이야기.


"DNA 배열이 얼마나 유사한가 정도에 불과한 문제다. 그런 것에 왜 너나 할 것 없이 심각해지는 걸까?"(p.164)


교헤이는 행복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항상 고독하게 살았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 흠 잡을 곳 없는 훌륭한 과학자로 살아가지만 여전히 깊은 고독에 빠져 무미건조하게 살아간다. 그러다 자신의 누나가 버린 아들 '루이'와 함께 살며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가 되어 귀국하던 날. 가출한 루이를 통해서 타인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그가 진정한 인간다운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진짜 가족이 돼 보자. 우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야."(p.179)


나 역시 고독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가 많아서 그럴까? 글 초반 교헤이의 모습을 보며 많이 공감했다. 나 또한 행복한 가정에서 크게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어딘가 항상 고독함을 느끼며 인간 관계를 비롯한 현실의 문제들이 하찮게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도 그 처럼 루이 같은.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삶의 환희를 느낄 수 있을까? 자주 밀려오는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러기를 바라며 책을 덮었다.



# 04. 중유맛 우주 라멘.


도시 에키치카의 라멘 식당 


도시 에키치카의 라멘 식당. '라멘 푸른별'의 점주 도시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양한 등장인물, 사건 사고를 통해 재미를 느꼈고 그것을 넘어 '다양성'에 대해 생각했다.


'다양성'


라멘 푸른별에는 하나의 내장계에 여러 개의 두뇌를 가진 복두종 토리파치 성인부터 한순간에 도시를 파괴할 수 있는 거대 생물까지 다양한 존재들이 이용한다. 그러다보면 정신도 없고 각 종족에 적합한 음식을 개발해야 되는 등 많은 수고와 고통이 따를 것이고 보통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객의 범위를 한정하는 등 폐쇄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현명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점주 도시오는 종족을 가리지 않고 음식을 대접한다.


"그래. 시민이 됐든 뭐가 됐든, 소화관이 있는 놈은 내 손님이야. 가게 시작하기 전에 그렇게 결정했거든."(p.215)


그의 말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다양성을 받아드리려는 노력을 느꼈다. 앞으로 시대에는 다양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반가운 글이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다.



# 05. 기념일.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집에 거대한 바위가 놓여있는 황당한 일부터 시작된다. 처음 주인공은 귀찮게 생각하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생각을 하지만 결국 바위를 가족으로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단편을 읽으며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서 그런것일까? 꼭 같은 인간이 아니더라도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 그게 바위가 되었든, 인형이 되었든 말이다. 정서적 교류에 대해 생각한 단편이었다.



# 06. NO reaction.


"비밀을 철저하게 비밀로 만들지 못하는 게 불투명 인간의 업보라는 것이리라."(p.308)


인간이라면 부정한 짓의 흔적을 어딘가에 어떠한 방법으로 남긴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과시 하듯이. 우리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아마도 죄를 씻어내고 투명한 깨끗한 인간이 되고 싶어서일까?


인간이란 그런 존재다. 조금이라도 올바르게 보이고 싶은 존재란 말이다. 뻔뻔하면서도 애처로운 존재. 그게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세상에 비밀이 있다고 믿지만, 세상에 비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한다.



# 에필로그.


6편의 단편 소설의 분위기는 따뜻하고 유머스럽다. 그래서 SF 장르임에도 어렵지 않게 편안하게 잘 읽힌다. 하지만 각 단편 소설의 주제는 곰곰이 생각해볼 부분이 많다.


SF 소설을 넘어 우리 인간의 삶과 욕망 그리고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좋은 책을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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